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미국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비롯해 매직 존슨, 래리 버드, 찰스 바클리, 칼 말론, 데이비드 로빈슨 등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들로 농구 대표팀을 꾸렸다. 미국은 올림픽 농구에서 상대팀에게 평균 43.8점을 앞서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대회 내내 척 데일리 감독은 작전 타임을 단 한 번도 부르지 않았고, 경기 후 상대팀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까지 미국 선수들에게 사인 요청을 하고 사진 촬영을 하느라 바빴다. 그때 이 팀에 붙여진 수식어가 ‘드림팀’이었다.
1992년 농구 ‘드림팀’과 비교된다면 이보다 더한 칭찬은 없을 것이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여자 골프 대표팀이 1992년 농구 드림팀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18일(한국시간) ‘한국의 여자골프 드림팀이 리우 올림픽에서 메달 싹쓸이에 도전한다’는 제목의 기사로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여자 골프 대표팀의 활약을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여자골프는 농구 전설 마이클 조던을 중심으로 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미국 남자 농구대표팀과 같은 수준이다. 세계 정상급의 선수로 팀을 구성했다”고 치켜세웠다.
박인비(28ㆍKB금융그룹), 김세영(23ㆍ미래에셋), 양희영(27ㆍPNS),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이 골프의 드림팀이라는 것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연소 명예의 전당 입회 선수인 박인비를 필두로 한국 대표팀 선수는 모두 세계랭킹 10위 안에 든다. 이들이 LPGA 투어에서 거둔 승수만 25승에 달한다.
NYT는 한국팀 주장 박인비에게 메달 싹쓸이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박인비는 “한 해에 30여개의 대회를 치르지만 한국 선수가 1~3위를 차지한 대회는 많지 않았다. 올림픽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 비현실적이다. 언론의 예상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림픽 금메달은 그 어떤 LPGA 투어 우승컵보다도 값질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리우를 지켜보고 있다. 올림픽은 평소 스포츠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보게 된다. 긴장 되지만 최선을 다해 플레이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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