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동포 밀집한 서울 서남부권에 추진
다문화 학생들과 상생ㆍ공존 모색 취지
서울 서남부에 한ㆍ중 양국 언어로 수업하는 이중언어 국제초등학교 신설이 추진된다. 국제 분야 초등교육 특성화 학교가 생기는 건 처음이다.
1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재중동포 등 중국어 사용자가 밀집한 구로구 영등포구 등 서울 서남권 소재 초등학교를 특성화 학교로 바꿔, 한중 이중언어 국제초교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설립 시기는 이르면 2018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2월 ‘문화소통 세계시민 양성 모델학교’(연구학교)로 지정한 구로구 영일초등학교와 영등포구 대동초등학교 등 2곳을 대상으로 내년 말까지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9월부터 중국어 등 외국어를 모어(母語)로 사용하는 학생이 많은 초등학교 10여 곳에서 이중언어 학교의 전(前)단계 성격의 이중언어 교실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국제초등학교 설립은 소외계층으로 분류되는 재중동포와 내국인의 상생과 공존을 모색하려는 취지다. 현재 초ㆍ중등교육법 적용을 받는 국제 분야 특성화 학교는 대원국제중 영훈국제중(이상 서울)과 청심국제중(경기), 부산국제중(부산) 등 중학교만 4곳이다. 이들 학교는 글로벌인재 양성이라는 목표와 달리 과학고, 외국어고, 특수목적고(특목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 명문고 진학을 위해 거쳐가는 상류층 특권학교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현재 우리 다문화 교육은 차별을 완화하는 효과는 있지만 동화주의적 요소가 강하다”며 “우리 아이들이 이방인들을 동등한 다름의 주체로 인정하게 하는 세계 시민 교육의 단초를 한중 이중언어 국제학교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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