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숲길 공원이 소위 ‘뜨는 곳’이 되면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구간 별로 상권이 활발해지면서 동네는 활기를 찾았지만 기존 주민과 상인들이 임차료 상승 탓에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연트럴파크(연남동+센트럴파크)’로 불리는 연남동 일대에서 가장 먼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2012년 198개였던 음식점과 숙박업체는 공원이 생긴 후인 2014년 312개로 증가했다. 인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공원조성 전 3.3㎡당 2,000만~3,000만원이었던 건물 매매가가 현재는 3,000만~4,000만원 수준이다. 또 3.3㎡당 임대료는 60만~70만원 선으로 공원 조성 전에 비해 1.5~2배 올랐다. 마포구 관계자는 “이 지역에 사람이 몰리면서 지난해 4분기 임대료가 전 분기에 비해 12.6% 상승했다”면서 “동네는 활력이 넘치지만 매매와 임대료가 그만큼 올라 기존 상인들이 떠나고, 세탁소 등 주민 생활시설은 음식점, 술집 등 소비공간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새로 조성된 신수동, 창전동 구간 등에서도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로변에 접하고 길 건너편에 서강대 상권이 있어 ‘제2의 연트럴파크’로 떠오른 신수동 구간의 경우 최근 주변에 카페와 음식점이 부쩍 늘었다. 신수동 인근 중계업소 관계자들은 “숲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임대료가 10% 정도 올랐다”면서 “사람이 몰리니 건물주들도 기존 시세보다 30~40% 이상 높은 임대료를 기대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신상권이 빠르게 팽창함에 따라 공원의 대부분 구간이 속해있는 마포구도 관련 조례를 만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건물주와 임차인 간 상생협약을 체결해 저가 임대를 유도하고, 주인과 상인들이 의견을 모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민협의체를 구성하는 식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동네의 개성을 지키면서도 상권을 구성하는 건물주, 상인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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