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제3 후보지 반대 성명…성주-김천 대립 양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지역으로 결정된 경북 성주 주민들이 18일 ‘제3 후보지’에 대한 찬반 주장을 팽팽하게 쏟아냈다. 일부 주민들이 ‘군민투표’ 방안까지 제시한 가운데 인근 김천시가 ‘제3 후보지’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는 이날 오후 2시 성주군청 1층 대강당에서 주민 300여명과 함께 사드 간담회를 시작했다. 군청 앞에서는 재경 성주향우회원 80여명이 “사드 제3 후보지를 선정하라”는 기자회견을 하다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으나 간담회는 “야유와 욕설을 하는 사람은 퇴장시키겠다”는 방침에 따라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간담회는 처음부터 제3 후보지 문제로 격돌했다. 선남면의 박용욱씨는 “성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제3 후보지를 검토할 때”라며 “투쟁위를 해체하고, 제3 후보지 추진위를 새로 구성하자”고 말해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벽진면 최용철씨는 “제3 후보지 검토, 선정은 우리만 괜찮으면 아무 상관없다는 ‘님비’성 발언”이라며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를 배치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성주에 시집온 지 5년 됐다”는 30대 초반의 여성은 “미군이 제3 후보지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 다시 성산포대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성주 군민을 이간질하기 위한 제3 후보지 검토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주민 50여명은 제3 후보지를 둘러싸고 절반씩 갈렸다. “지역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라도 제3 후보지를 검토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제3 후보지를 제외하고는 대안이 없다”는 찬성 의견과 “성주 어디라도 사드가 배치되면 자식들을 키울 수가 없다”, “제3 후보지를 검토할 것이 아니라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반대 입장이 팽팽했다.
찬반이 맞서자 일부 주민은 “우리 모두 성주 사람인데 언제부터 서로 싸움을 하게 됐나”며 “군민투표로 제3 후보지 검토 문제를 결정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일부는 최근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지 않고 있는 김항곤 군수에게 이유를 따져 묻기도 했다.
투쟁위는 2시간에 걸친 주민 발언 후 “좋은 의견을 많이 들었다. 내일 정례회의 때 논의하겠다”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박보생 김천시장과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 김응규 경북도의회 의장은 이날 “김천 인근에 있는 성주 롯데골프장에 사드를 배치하는데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제3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는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CC는 1,000여가구 2,100여명이 살고 있는 김천시 농소면, 남면, 조마면과 인접해있다.
박 김천시장은 “국방부가 사드 제3 후보지를 거론하면서 지역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김천시민의 생존권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성주=최홍국기자 hkc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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