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75. 일곱살 요크셔테리어 또루비
얼마 전 서울 면목동에서 홀로 생활해온 할아버지가 숨진 지 2주 만에 사회복지사에게 발견됐습니다. 이때 함께 발견된 반려견이 있었는데요, 바로 요크셔테리어 또루비(7세·암컷)입니다.
할아버지 곁을 2주간이나 꿋꿋이 지킨 또루비는 발견 당시 눈을 가릴 정도로 털이 자라있는 등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사회복지사가 동물보호단체 카라에 도움을 요청해 또루비를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또루비는 검진을 위해 동물병원으로 옮겨졌는데요, 할아버지를 잃고 낯선 환경이어서인지 겁을 많이 먹었다고 해요. 검진 결과 중성화 수술도 하지 않은 상태였고, 유선에서 작은 종양도 두 개나 발견되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내온 할아버지의 형편상 또루비는 건강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활동가들의 설명입니다.
다행히도 또루비는 유선종양 제거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고요, 무엇보다 병원에서 지내면서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간식도 잘 먹고, 사람 손길만 닿으면 몸을 발라당 뒤집는 애교쟁이가 되었다고 해요.
사실 할아버지, 할머니와 단둘이 살다가 주인을 떠나 보낸 반려견이 발견된 게 또루비가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월에도 요크셔테리어종 열다섯 살 루비(암컷)가 할머니와 10년 넘게 의지하며 살다 할머니를 떠나 보내고 구조된 적(▶기사보기: 하늘로 떠난 할머니 그리며 사는 개 ‘루비’)이 있었지요. 루비는 지금 임시보호 가정에서 지내고 있는데요, 더 놀라운 건 상황도 비슷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반려견의 이름도 루비였다고 해요. 그래서 활동가들이 또루비로 이름을 지었다고 하네요.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지키고 힘든 수술을 이겨낸 후 이제 마음을 열기 시작한 또루비를 품어줄 가족을 찾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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