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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첫판서 무너졌지만… 男태권도 첫메달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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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첫판서 무너졌지만… 男태권도 첫메달 사냥

입력
2016.08.1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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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태권도 남자 58㎏ 동메달

16강전서 복병 태국 선수에 덜미

패자부활전 진출해 깔끔하게 ‘銅’

“앞이 캄캄했지만 정신 바짝 차려

그랜드슬램 달성은 도쿄올림픽서”

한국 남자 태권도 대표팀의 김태훈이 18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태극기를 들고 매트를 달리고 있다. 리우=연합뉴스
한국 남자 태권도 대표팀의 김태훈이 18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태극기를 들고 매트를 달리고 있다. 리우=연합뉴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에서 한국은 2012년 런던 대회까지 금메달 10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태권도는 8체급이지만 메달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한 국가에서 최대 남녀 2체급씩, 4체급에만 출전할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우리가 도전했던 체급의 금메달 16개 중 10개를 쓸어 담은 것이다. 2000년 금메달 3개ㆍ은메달 1개를 시작으로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금메달 2개ㆍ동메달 2개의 성적을 냈고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출전 선수 네 명이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금메달 1개에 그쳤다. 종주국의 자존심을 걸고 리우에서 부활을 선언한 한국 태권도는 금메달 2~3개를 목표로 잡았다.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에이스 이대훈(24ㆍ한국가스공사)과 세계랭킹 2위의 김태훈(22ㆍ동아대), 그리고 여자부에서 1개 정도가 나오면 대성공이라는 계산이다.

비록 원하던 색깔은 아니었지만 김태훈이 태권도 첫 날 첫 메달을 따 내며 순조로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김태훈은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올림픽파크의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를로스 루벤 나바로 발데스(멕시코)를 7-5로 꺾었다. 0-0으로 맞선 2라운드 종료 24초를 남겨놓고 상대의 왼발을 피해 오른발로 헤드기어를 때려 석 점을 뽑았다. 3라운드에서는 반격을 위해 서둘렀던 상대의 몸통을 노려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가며 추격을 뿌리쳤다. 2013년과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이루고 2014년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도 우승한 김태훈은 4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휩쓰는 그랜드슬램 달성은 도쿄올림픽으로 미루게 됐다.

하지만 동메달도 값진 수확이었다. 세계태권도연맹(WTF) 올림픽 랭킹 2위 김태훈은 첫 경기(16강전)에서 긴장감을 떨치지 못하고 세계랭킹 64위인 18세 복병 타윈 한프랍(태국)에게 10-12로 덜미를 잡혀 일찌감치 경기를 접는 듯 했다. 그러나 한프랍이 예상을 깨고 결승까지 올라 김태훈은 패자부활전에 나설 수 있었다. 김태훈은 패자부활전에서 사프완 카릴(호주)을 4-1로 누르고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했다. 김태훈을 첫판에서 꺾은 한프랍은 결승에서 중국의 자오솨이에게 4-6으로 졌지만 은메달을 따 태국 남자 태권도 선수로는 첫번째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경기 후 김태훈은 “첫판에서 패한 뒤 실망도 많이 하고, 앞이 캄캄할 정도로 힘들었다”며 “그런데 패자부활전에 뛸 기회가 찾아와 정신을 바짝 차렸다”고 말했다. 그는 “메달보다는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고,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태훈은 “메달 획득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이번에 잘 못 했지만 2020년 도쿄 올림픽에 기회가 주어지면 다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리우=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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