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주부 사이에서 인기
수입차 브랜드 ‘랜드로버’가 ‘강남 사모님’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배출가스 인증서류 조작 등으로 판매가 중지된 폭스바겐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어 주목된다.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1~7월 판매량은 각각 1만4,562대, 1만2,888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5.2%, 40.4% 감소한 수치다. 특히 폭스바겐은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5.8%나 줄었다. 수입차 업계 3,4위권인 두 브랜드의 몰락으로 수입차 시장의 판세는 급변하고 있다.
아우디ㆍ폭스바겐의 빈자리를 치고 들어오는 업체 중에선 영국 브랜드인 랜드로버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랜드로버는 1~7월 총 6,349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23개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판매 증가율(62.3%)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전체 판매량은 5.7% 떨어지며, 랜드로버는 단숨에 수입차 업계 5위(지난해 8위)로 뛰어 올랐다.
소위 ‘강남 사모님’사이에 인기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디스커버리 등이 랜드로버의 돌풍을 견인하고 있다. 이보크 가격은 6,600만~9,000만원이지만 1~7월 1,246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48.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SUV는 남성의 차로 인식됐다. 부유층 주부들 사이에 인기를 끈 수입차는 렉서스와 BMW의 고급 승용차였다. 그러나 실용성과 안전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SUV 바람을 타고 고급 SUV를 지향하는 랜드로버 차량으로 관심이 이동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랜드로버 관계자는 “유아용 카시트를 쉽게 적재할 수 있는 실용성과 영국 왕실에서도 애용한다는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더해지며 서울 강남권 주부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디젤차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하이브리드차의 강자인 일본 브랜드도 판매량이 늘고 있다. 7월까지 일본 브랜드는 총 1만8,913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14.2% 상승했다. 이 중 렉서스가 22%, 도요타와 혼다는 각각 12%와 24% 늘었다. 렉서스는 ES300h가 2,994대 팔리는 등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 비중이 전체의 87%까지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ㆍ폭스바겐 차들이 일순간에 빠지면서 독일 디젤차로 몰렸던 소비자들의 관심이 다양한 브랜드로 분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