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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키피에곤, 디바바 독주 제치고 여자 1500m 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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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키피에곤, 디바바 독주 제치고 여자 1500m 金

입력
2016.08.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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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케냐여 일어나라” 자축

17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육상 1,500m 결선에서 케냐의 페이스 키피에곤(오른쪽 앞)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리우=AP 연합뉴스
17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육상 1,500m 결선에서 케냐의 페이스 키피에곤(오른쪽 앞)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리우=AP 연합뉴스

‘중거리 육상 여제’ 겐제베 디바바(25ㆍ에티오피아)가 리우 올림픽에서 무너졌다.

17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육상 1,500m 결선에서 케냐의 페이스 체픈케티 키피에곤(22)이 4분8초92의 기록으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디바바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디바바는 4분10초27을 기록해 2위로 골인했다.

디바바는 경기 초반 1,200m까지 선두로 달렸다. 그러나 2위로 달리던 키피에곤이 마지막 직선 코스에서 무서운 속도로 막판 스퍼트를 내 디바바를 한참 제치고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후 키피에곤은 “엄청난 경주였다. 디바바가 빠르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에 전력을 다해 뛰었다”고 말하며 기뻐했다.

디바바는 이번 리우 올림픽 여자 1,500m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케냐의 육상 명문가 출신으로 주니어 선수 시절부터 세계 대회에서 수 차례 1위를 차지했던 디바바는 지난 2014년부터 기량이 급성장해 세계 최고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7월 모나코에서 열린 다이아몬드 리그에서는 1993년 중국 취윈샤가 세운 1,500m 기록을 깨고, 22년 만에 세계신기록(3분50초07)을 세웠다. 한달 후에 열린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경쟁 상대인 키피에곤을 누르고 우승했다. 이런 성과들 덕분에 디바바는 지난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불과 7개월전인 올해 1월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내육상대회에서 여자 실내 3,000m 신기록(4분17초14)을 세우기도 했다.

디바바의 부진은 올해 초 연습 중 발생한 왼쪽 엄지발가락 부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우 올림픽 1만m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4월 두바이 프레지던트컵에서 1만m에 출전하려 했던 디바바는 부상으로 경기 직전 출전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번 경기에선 미국의 제니 심슨(30)이 동메달을 따 미국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1,500m 메달리스트가 됐다.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인 폴라 래드클리프(43ㆍ영국)는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육상”이라고 말했다. 경기 후 키피에곤은 자신의 트위터에 “케냐여 일어나라! 이것(금메달)은 우리 케냐인을 위한 것”이라는 글을 올리며 금메달을 자축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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