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익 작년보다 14% 증가
환율ㆍ유가 상승ㆍ구조조정 덕
총 매출액은 0.64% 증가 그쳐
올해 상반기 국내 코스피 상장기업들은 1,000원 어치를 팔아 78원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보다 영업이익 등은 크게 늘었지만 매출은 제자리에 머물러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코스피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514개사의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 분석 결과, 이들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중)은 7.82%로, 작년 상반기보다 0.94%포인트 올랐다. 이는 1,000원 어치 물건을 팔아 78원의 이익을 봤다는 의미다. 상장사들의 영업이익(62조9,014억원)과 순이익(47조1,978억원)도 작년보다 각각 14.44%, 20.17%씩 크게 증가했다.
반면 전체 매출액(804조5,504억원)은 0.64%(5조1,246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매출규모가 큰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상장사의 매출액 증가율은 0.01%(607억원)에 불과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상장사의 영업이익ㆍ순이익 증가는 환율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출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몸집을 키우기 보단 감원 등 구조조정 노력과 원화 가치 하락 등의 효과에 힘입은 결과라는 것이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14조8,198억원)가 상반기 영업이익 1위에 올랐고 한국전력공사(6조3,098억), 현대자동차(3조1,042억원), SK이노베이션(1조9,64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 손실이 가장 큰 곳은 7,579억원 적자를 낸 삼성 SDI였다.
코스닥에 상장된 683개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65조8,924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4.3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90%, 순이익은 4.32%가 늘었다.
다만 하반기에도 이런 흑자 기조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으로 브렉시트ㆍ미국 대선과 기준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국내에선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 등이 경기 하방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