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 자본확충 예정
연말 상장폐지 가능성 낮지만
하반기 실적 전망도 ‘흐림’
지난해 대규모 적자로 4조원대 채권단 수혈을 받은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상반기에도 조 단위 손실을 내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지자 시장의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조선업황 부진으로 신규 수주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하반기 중 극적인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채권단의 1조6,000억원 규모 자본확충이 남아 있어 상장폐지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지만 앞길은 여전히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작년 상반기(-1조419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조1,9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대우조선은 2분기에만 1조2,0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대우조선의 6월말 기준 자본금은 1조3,720억원인데 대규모 적자로 2조2,223억원의 결손금이 발생하면서 잉여금은 바닥나고 주주들이 납입한 자본금(-4,582억원)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비지배지분을 제외한 대우조선의 자본금이 올 연말까지 플러스 상태로 채워지지 않으면 상장폐지 될 수 있다.
다만 당장 올 연말 상장폐지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채권단이 지난해 대우조선에 지원하기로 약속한 4조2,000억원 중 아직 집행되지 않은 1조원을 포함해 총 1조6,000억원의 자본확충(유상증자+출자전환)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대우조선의 자본금은 1조1,1418억원으로 불어난다. 다만 자본 수혈을 받더라도 자본잠식률이 60%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돼 대우조선으로선 관리종목 지정(자본잠식률 50% 이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하반기 실적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하반기 실적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연구위원은 “2분기에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 1조원대 손실을 기록한 건 그만큼 영업흐름이 좋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며 “현금흐름 역시 좋지 않아 당장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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