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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 밀사’ 외증손녀 러시아인 “일본의 거짓 주장, 논문으로 밝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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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 밀사’ 외증손녀 러시아인 “일본의 거짓 주장, 논문으로 밝히겠다”

입력
2016.08.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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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 특사 이위종 선생의 외증손녀 율리아 피스쿨로브씨는 16일 "남북한이 하나가 돼 기차를 타고 부산에서 파리까지 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헤이그 특사 이위종 선생의 외증손녀 율리아 피스쿨로브씨는 16일 "남북한이 하나가 돼 기차를 타고 부산에서 파리까지 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남북한이 한 국가를 이룬다면 외증조부가 꿈꿨던 강대국이 될 수 있을 텐데 분단을 면치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요. 남북한의 분단은 참으로 비극입니다.”

1907년 을사조약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고종의 밀사로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됐던 이위종 선생의 외증손녀 율리아 피스쿨로브(47)씨는 16일 연합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가보훈처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비무장지대(DMZ) 견학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준 이상설 등과 함께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서 민족 독립을 호소했던 이위종 선생은 끝내 고국 땅을 다시 밟지 못했고 이역만리 러시아에서 민족 독립을 위해 싸우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피스쿨로브 씨는 외증조부가 태어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나라를 둘러보고 그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외증조부를 자랑스러워했는데, 이번에 한국에서 외증조부의 사진과 유품을 보며 그를 더욱 자랑스러워하게 됐습니다. 외증조부께서는 대한제국의 독립을 못 보고 돌아가셨지만, 오늘날 한국을 봤다면 틀림없이 자랑스러워하셨을 겁니다. 한국의 역사는 분명 고난의 역사이지만, 중요한 점은 그 고난을 이겨냈다는 것이죠.”

피스쿨로브 씨는 모스크바국립대를 나온 역사학자로,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남아있는 이위종 선생의 흔적을 답사하고 선생에 관한 책을 펴내기도 했다.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장에 섰을 때, 외증조부는 겨우 20세였어요. 그 젊은 나이에 나라를 위한 일념으로 민족의 억울함을 온몸으로 호소했죠."

피스쿨로브 씨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대한민국 국적을 땄다. 우리 정부는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보훈을 위해 외국에 사는 이들의 후손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하고 있다. 그는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의 과거사 왜곡에 맞서 진실을 밝히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을 제 논문으로 밝히고 싶어요. 러시아에서도 항상 일제강점기의 자료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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