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동국사 문화유산 학술조사과정서
주요 시설과 다양한 정보 담겨
전북도와 군산시는 동국사 소장 일제강점기 문화유산 학술조사 과정에서 미군이 제작한 전북지역의 영문판 특별보고서를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200쪽 분량의 특별보고서는 해방 직후 미군이 작성한 전북도 관련 최초 기록으로 전주, 익산, 군산 등지의 중요시설과 군산비행장 등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어 당시 시대상을 밝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 받는다.
동국사는 일본 불교의 대표 종단인 조동종(曹洞宗) 소속 스님이 1909년 창건한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로 일제강점기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 6,000여점을 보유하고 있다.
특별보고서는 맥아더 장군의 명령에 따라 작성된 문건으로 38도선 이남의 분할점령을 앞둔 미군이 1945년 9월 4일 점령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수집을 목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서남태평양사령부(SWPA·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는 한국에 인천∼경성(SR109), 부산(SR111), 군산∼전주(SR115) 등 3곳을 비롯해 일본 9곳, 옛 소련 1곳 등 모두 13곳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토록 한 것으로 보인다고 도는 설명했다.
보고서에는 지리적 정보, 군사 시설 및 산업 시설, 항만, 철도, 활주로 길이 및 좌표, 방송 시설, 생활 실태, 기후 정보를 담고 있다.
특히 후쿠오카현에 본부가 있던 다치아라이 비행학교 군산 분교(大刀洗飛行學校 群山分校所)에 대한 정보도 담겨 있다. 1940년 10월 설치된 이 비행학교는 주로 소년비행병이 될 생도들을 교육했다. 다치아라이 비행학교는 가미카제(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자살특공대)를 양성한 산실로 유명하다.
김승대 전북도 학예연구관은 “이번에 발견된 미국의 특별보고서는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즈음까지의 생활상을 조명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사료”라며 “앞으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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