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연기 기대감을 타고 거품 우려를 살 정도로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글로벌 증시가 기준금리 인상 주체인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은) 고위인사의 한 마디에 일제히 얼어붙었다. 모처럼 박스권(코스피지수 1,850~2,100) 탈출을 모색하던 우리 증시도 17일 하락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측근인 월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는 16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9월에도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와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구체적 시점까지 언급한 것이다.
옐런 의장과 의견을 같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위 인사의 심상치 않은 발언에 16일 유럽증시는 물론, 하루 전인 15일까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벌이던 뉴욕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0.45%, S&P 500 지수는 0.55%, 나스닥 지수는 0.66% 각각 밀렸다.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17일 코스피 지수도 전거래일보다 4.01포인트(0.2%) 하락한 2,043.75에 장을 마감했다. 작년 11월 이후 9개월 만에 2,050선에 올랐던 지수가 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거래일보다 5.20포인트(0.74%) 내린 693.67에 거래를 마쳤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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