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도 안창림(왼쪽)-레슬링 류한수. /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불효자는 웁니다.'
효자 종목 유도와 레슬링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두 종목은 한국 올림픽 사상 양궁(23개) 다음으로 가장 많은 금메달 11개씩을 수확하는 핵심 투기 종목이었지만 기대했던 금빛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아직 레슬링 남자 자유형에 57kg급 윤준식(25ㆍ삼성생명)과 86kg급 김관욱(26ㆍ상무)이 남아있지만 이들은 금메달 기대주가 아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전 유도, 레슬링은 장밋빛 전망에 부풀었다. 유도는 최소 2개 이상, 레슬링도 2개의 금메달을 기대했다. 그러나 유도는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의 성적표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은2ㆍ동3) 이후 16년 만에 '노골드' 수모를 당했다. 레슬링 역시 17일까지 동메달 1개로 8회 연속 금맥이 끊겼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동1) 이후 8년 만의 '노골드 사태' 위기에 직면했다.
결과적으로 유도는 전략의 실패, 레슬링은 편파 판정에 발목을 잡혔다. 유도 대표팀은 껄끄러운 상대 일본을 피하기 위해 국제대회를 가리지 않고 참가해 선수들의 포인트를 쌓아 랭킹을 높였다. 그 결과 남자 60㎏급 김원진(양주시청), 66㎏급 안바울(남양주시청), 73㎏급 안창림(수원시청), 90㎏급 곽동한(하이원)까지 4명이 체급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잦은 출전은 독이 됐다. 상대 팀에 선수들의 장단점이 뚜렷하게 노출됐고, 정작 대표팀이 심혈을 기울여 전력 분석을 했던 일본 선수들과 맞대결은 한 차례 밖에 이뤄지지 않았다. 남녀 12명 선수 중 일본 선수와 맞붙은 이는 안바울이 유일했다. 또 일본에만 집중한 나머지 유럽권 선수들에 대한 분석은 소홀히 해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 일본은 한국과 반대로 갔다. 주요 국제 대회에만 선수를 내보내 전력 노출과 부상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8개로 4년 전 런던 올림픽 노골드 충격을 딛고 종주국 자존심을 살렸다.
레슬링은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 김현우와 류한수(이상 28ㆍ삼성생명) 모두 석연찮은 심판 판정에 눈물을 흘렸다. 2013년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퇴출 당한 뒤 환골탈태를 선언한 세계레슬링연맹을 너무 믿었다. 세계레슬링연맹은 부정부패의 싹, 특히 심판 판정 논란에서 자유롭기 위해 심판위원회를 독립시켰지만 올림픽 복귀 후 첫 대회부터 또 잡음을 일으켰다.
이런 이상징후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부터 감지했어야 했다. 당시 세계 최강을 자부했던 그레코로만형 75㎏급 김현우는 8강 진출 실패, 66㎏급 류한수는 은메달에 그쳤다. 단지 실력으로 졌다고 하기에는 뭔가 찜찜했고, 결국 올림픽에서 편파 판정의 희생양이 됐다.
한국 선수단은 15일 김현우의 4점짜리 기술이 2점으로 둔갑한 것에 대해 제소하려고 했다가 참았다. 남은 경기에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나 애매한 판정은 류한수의 경기 때 또 나왔다. 류한수는 8강전에서 0-2로 뒤진 막판 적극적으로 밀어붙였지만 1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김영일 SBS 레슬링 해설위원은 "상대의 공격 의도가 없었는데 파테르가 1분 정도 늦게 나왔다"며 "정상적으로 따지면 패시브가 2개는 나와야 했다. 억울하다"고 심판 판정에 대해 지적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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