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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봉의 배드민턴, 변방 일본을 어떻게 혁신시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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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봉의 배드민턴, 변방 일본을 어떻게 혁신시켰나

입력
2016.08.1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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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봉 감독/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배드민턴 종목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일본의 득세다. 그 이면에는 '배드민턴 신'이라 불리는 한국인 감독 박주봉(52)이 있다.

남자 복식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세계랭킹 1위 이용대(28ㆍ삼성전기)-유연성(30ㆍ수원시청) 조가 탈락한 가운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여자 복식 정경은(26ㆍKGC인삼공사)-신승찬(22ㆍ삼성전기) 조가 지난 16일(한국시간) 열린 4강전에서 일본 마쓰모토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 조에 0-2로 완패하며 금메달 도전에 실패했다.

정경은-신승찬 조를 누른 일본은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앞뒀다. 마쓰모토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 조를 세계랭킹 1위로 올려놓고 내친 김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바라보게 만든 일등공신이 바로 박 감독이다.

12년 전만 해도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일본 배드민턴은 한국에 언제나 한 수 아래였고 세계의 변방이었다. 일본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13명의 선수가 나서 12명이 1회전에서 탈락했다. 그러고선 대회 직후 박 감독을 전격 영입한다. 2004년 11월 일본 대표팀의 사령탑에 오른 그가 지휘봉을 잡고 처음 참가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은 여자복식 1개 조가 4강에 진출했다.

자신감을 얻은 일본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여자 복식 후지이 미즈키-가키이와 레이카 조가 일본 배드민턴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은메달)을 획득했다. 세 번째 대회인 리우에서는 찬란한 꽃을 활짝 만개하고 있다. 마쓰모토-다카하시의 여자 복식 결승 진출은 물론 여자 단식은 8강에서 격돌하게 될 오쿠하라 노조미와 야마구치 아카네 중 한 명이 무조건 4강에 오른다. 남자 단식 8강에서 세계랭킹 2위 천룽(중국)과 맞붙는 손완호(8위)만 남은 한국의 추락과 대비된다.

박 감독은 12년간 탁월한 지도력으로 일본 배드민턴의 중흥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박 감독은 최정상권의 기술 노하우만 전수한 게 아니다. 전체 시스템 자체를 통째로 개혁했다는 점에서 높은 의미를 부여 받는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한국 태릉선수촌의 벤치마킹이다. 태릉선수촌 같은 대표팀 전문 훈련시설과 합숙 시스템을 도입했다. 박 감독의 지휘 아래 일본 대표팀은 올해 초에도 오키나와에서 하루 4시간 30분에 걸친 강도 높은 체력 강화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또 대표팀 전담 코치제도를 관철시켜 경쟁력을 키웠다.

그 동안 패배 의식에 젖어있던 일본 선수들의 체질 개선을 위해 큰 대회에 꾸준히 내보내 실전 감각과 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기도 했다. 선수들과 허물없는 소통을 위해 통역 대신 독학으로 일본어를 익혔다는 얘기는 유명한 일화다. 이런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의 노력이 리우에서의 커다란 성과로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박 감독은 고교 1학년 때인 1980년 처음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에 선발된 뒤 1990년대 중반까지 세계 최고의 셔틀콕 스타로 맹위를 떨쳤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 복식 금메달,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 복식 은메달, 세계선수권대회 통산 5회 우승 등에 빛나는 한국 배드민턴 역사의 전설이다.

1997년부터는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도자로 변신했다. 박주봉은 처음 배드민턴 종주국 영국으로 유학 길을 떠났다. 이에 영국은 체류 비용을 모두 지급해주는 파격 조건으로 박주봉에게 코치직을 제안했다. 이후 그는 말레이시아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을 맡아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코치를 역임했다. 2004년부터 일본에 스카우트돼 대표팀 감독을 수행하고 있다. 별 볼일 없던 일본을 배드민턴 강국으로 탈바꿈시킨 박 감독은 지도자로 선수 그 이상의 성공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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