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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탈락' 한국여자배구가 풀어야 할 3가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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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탈락' 한국여자배구가 풀어야 할 3가지 과제

입력
2016.08.1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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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여자배구 대표팀의 김연경(가운데) 등 선수들이 고개를 떨군 채 코트를 빠져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세계 배구의 높은 벽을 실감한 채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0년 만의 올림픽 메달 획득의 꿈을 접었다.

이정철(56)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배구 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세트스코어 1-3(19-25 14-25 25-23 20-25)으로 졌다. 조별예선에서 '숙적' 일본에 승리하고 3승 2패로 가볍게 8강에 올랐을 때만 해도 결코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게다가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네덜란드를 3-0으로 꺾은 바 있어 한국은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충만했던 터였다.

그러나 한국은 서브 리시브와 수비, 전술, 조직력 등에서 총체적인 문제를 드러내며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특히 불안한 서브 리시브로 고생했다. 선수들이 실수를 연발하는 상황에서 믿을 건 세계 최고 공격수 김연경(28ㆍ페네르바체) 밖에 없었다. 한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때처럼 김연경에게 높은 공격 의존도를 보였다. 그러다 보니 공격은 꽤나 단조로워졌다. 4년 전 실패의 과정을 그대로 답습한 격이 됐다.

물론 대표팀이 김연경에게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있었다. 김희진(25), 박정아(23ㆍ이상 IBK기업은행), 이재영(20ㆍ흥국생명) 등 '황금세대'라 불리는 선수들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까닭이다.

라이트 김희진의 공격은 네덜란드의 높은 블로킹에 번번히 막혔다. 박정아와 이재영도 공격과 수비에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이날 김희진, 박정아, 이재영, 양효진(27ㆍ현대건설)의 득점 총합(26득점)은 김연경이 기록한 27득점에 미치지 못했다. 김연경을 제외한 주축 선수들의 존재감은 미비했던 것이다.

V리그 스타들의 기량은 국제 대회에서 크게 통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김연경은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따끔한 조언을 건넸다. 김연경은 네덜란드에 패한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결국 경험이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의 공격력이 좋아졌다고 해도 안정성 측면에선 여전히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기복 있는 경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리그에서 뛰어 봐야 큰 대회에 나가서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V리그의) 많은 선수들이 기회가 되면 해외로 나갔으면 한다. V리그에서 통하지만 국제 무대에선 통하지 않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많은 선수들이 해외에서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젊은 선수들이 V리그에 안주하지 말고 시야를 넓혀 해외 리그 진출을 활발히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한국은 전술과 조직력에서도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은 앞서 13일 브라질의 '스피드 배구'에도 3-0으로 맥없이 무너졌다. 특정한 팀 컬러가 없을뿐더러, 승부처에서의 '비장의 무기'도 없다. 해외 선수들과 비교해 신장 등 체격조건에서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전술이나 조직력에서도 진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이번 대회에서 전술과 조직력을 총괄한 이 감독은 네덜란드전 직후 "최상의 경기력이 나와도 부족할 판에 실망스러운 경기를 했다"며 취재진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상 김연경 뿐이었다. 이 감독을 비롯한 나머지 선수들은 고개를 내젓는 일이 많았다. 고개 숙인 대표팀, 이것이 한국여자배구의 현주소다. 활발한 해외 진출을 통한 선수 개개인의 기량 향상, 전술의 다양화와 차별화, 조직력 개선 등은 한국여자배구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들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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