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한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이 시행 3년만에 위기를 맞았다. 적자를 이유로 건강보험사들이 속속 서비스를 축소하며 오바마케어 가입이 불가능해지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15개 주에서 오바마케어 상품을 판매한 미국 3위 건강보험회사 애트나가 내년에는 서비스 지역을 4개로 줄일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보다 작은 행정단위인 카운티 수를 기준으로 778개 카운티에서 제공됐던 상품이 242개 카운티로 줄어드는 셈이다. 이에 따라 애트나의 서비스가 중단되는 지역의 주민들은 건강보험 상품을 선택할 여지가 줄어든다.
특히 애리조나 주 파이날 카운티에서는 단 한 종류의 오바마케어 상품도 판매되지 않는다. 오바마케어 상품을 사려 해도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애리조나 주 보험당국 대변인 스테판 브릭스는 “파이날 카운티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회사가 없어 걱정”이라며 “보험회사에 서비스하도록 강제할 방법이 없다. 회사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오바마케어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인의 건강보험 가입 증진을 위해 추진, 지난 2014년 1월부터 시행됐다. 특히 경제적 부담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저소득층에게는 보조금을 지급하며 가입을 독려 중이다. 정책 취지에 공감한 건강보험사들은 관련 상품을 판매했지만 손실에 시달리고 있다. 애트나의 최고 경영자 바크 베르톨리니는 “(상품 서비스 축소는)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과 업계 4위 휴매나도 오바마케어 서비스를 축소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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