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준결승전 B조 제2국
백 박정환 9단
흑 홍성지 9단
<장면 9> 바둑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미 승부는 거의 결정된 상태다. 흑이 반면 10집정도 앞서 있어 앞으로 백이 아무리 끝내기를 잘 한다 해도 도저히 역전이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도 박정환이 마지막까지 열심히 추격전을 펼쳤다. 우하귀에서 4, 6에 이어 8, 9를 교환한 다음 10으로 이은 게 정확한 끝내기 수순이다. 좌변에서 12, 13을 교환한 다음 14로 막은 것도 큰 자리다. 나중에 백A, 흑B, 백C, 흑D로 선수로 빅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흑도 15, 17이 기분 좋은 선수 끝내기다. 18로 공배를 연결하게 만들면서 나중에 E로 단수 쳐서 백 석 점을 잡는 뒷맛을 남겼으므로 피장파장이다. 19 때 22로 연결한 건 정수다. 반대로 흑이 먼저 22에 두면 백 대마가 끊긴다.
23 때 박정환이 24, 25를 교환한 다음 26, 28로 흑 대마를 차단한 게 마지막 노림이지만 홍성지가 27, 29로 응수해서 별 탈은 없다. <참고도> 1부터 15까지 흑 대마가 완생해 버리자 이제 더 이상 변화의 여지가 없다. (6 … 3, 15 … △) 이후에도 한참 동안 끝내기 수순이 더 진행됐지만 집 차이가 전혀 좁혀지지 않자 박정환이 선선히 돌을 거뒀다. 255수 끝, 흑 불계승.
홍성지는 그동안 박정환과 8번 싸워서 단 한 판도 못 이겼는데 드디어 이번에 첫 승리를 거두면서 준결승 3번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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