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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무대 징크스’에 또 발목 잡힌 이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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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무대 징크스’에 또 발목 잡힌 이용대

입력
2016.08.1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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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이용대가 유연성과 짝을 이뤄 16일(한국시간) 출전한 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복식 8강전에서 말레이시아의 고위시엠-탄위키옹 조에서 패한 뒤 눈을 감은 채 안타까워하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의 이용대가 유연성과 짝을 이뤄 16일(한국시간) 출전한 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복식 8강전에서 말레이시아의 고위시엠-탄위키옹 조에서 패한 뒤 눈을 감은 채 안타까워하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용대(28)는 쓰라린 패배에 굳은 표정으로 연신 입술만 깨물었다. “마지막은 ‘고맙다’로 끝내고 싶었는데 ‘미안하다’로 끝내게 됐다”며 울먹이는 선배 유연성(30)의 어깨를 두드려준 그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배드민턴 남자복식 이용대-유연성 조가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로 파빌리온4에서 열린 8강전에서 말레이시아의 고위시엠-탄위키옹 조에 1-2(21-17 18-21 19-21)로 패해 탈락했다. 2년 넘게 세계 랭킹 1위를 지키며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두 선수가 받아들이기에는 결과가 너무 잔인했다.

이용대-유연성은 한국이 자랑하는 복식조다. 2013년까지 이용대는 고성현과, 유연성은 신백철과 조를 이뤘지만 ‘최강’조를 구축하기 위해 뭉쳤다. 빼어난 수비력과 코트 구석을 찌르는 두뇌 플레이가 강한 이용대, 막강 공격력을 자랑하는 유연성이 한 조로 묶이면서 기대대로 최강의 전력이 짜여졌다.

이들은 짝을 이룬 지 10개월만인 2014년 8월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이후 줄곧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월드 슈퍼시리즈 무대에서 2014년 4회, 2015년 5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최정상의 기량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큰 무대에만 서면 작아졌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 첫 시작이었다. 이용대-유연성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하면서 복식까지 2관왕 달성이 유력해 보였지만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 조에 허무하게 패하면서 은메달에 그쳤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인도네시아 조에 4강전에서 패해 결승 진출조차 실패했다.

이후 이들의 목표는 자연스럽게 리우 올림픽으로 향했다. 그러나 예선부터 불안했다. 이용대-유연성은 예선 2차전에선 대만 조를 만나 1세트를 먼저 내준 뒤 2,3세트를 따내 간신히 승리했다. 이들은 예선 3차전에서 러시아 조에 패하면서 조 2위가 됐다. 8강은 확정됐지만 뒷맛이 찜찜한 상황에서 토너먼트를 맞았다. 결국 토너먼트 첫판인 8강에서 말레이시아 조에게 1-2로 패한 것이다. 상대 전적 5승1패였던 상대에게 올림픽에서 두 번째 패배를 당했다.

이용대에게는 더욱 아쉬운 올림픽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남자 복식으로 전향한 이후 좀처럼 큰 무대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정재성과 호흡을 맞춘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세계 랭킹은 1위였지만 준결승에서 덜미를 잡힌 뒤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2014년 초에는 배드민턴협회의 부주의로 도핑 규정 위반 파문에 휩싸이면서 선수자격 정지 위기에 놓이는 등 마음고생도 많았다. ‘마지막 올림픽’이라 마음 먹은 이번 무대에선 그 모든 것을 떨쳐낼 기회였지만 끝내 살리지 못했다. 3회 연속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노메달로 허망하게 마무리한 이용대는 “올림픽만 바라보고 왔는데 너무 아쉽다. 접전 상황에서 오히려 우리가 더 위축된 플레이를 했다.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끝내 고개를 떨궜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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