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가 15일 이민자에 대한 ‘사상 감정’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반 테러 대책’을 발표, 또다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는 이날 오하이오 주 영스타운에서 진행한 외교정책 연설에서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고 미국인을 존중하는 사람들만 미국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냉전 기간, 미국은 사상을 검증하는 테스트를 했다”며 “우리도 당면한 위협들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기법을 개발할 때가 됐으며, 나는 이를 ‘특단의 심사’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민 신청자 가운데 ‘사상 검증’을 통과한 사람에 대해서만 입국을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트럼프를 둘러싼 새로운 인종차별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이민 신청자의 사상을 검증할 새 절차가 시행되기 전까지는 테러 경력이 있는 이민자를 배출한 국가에서 접수된 이민 신청을 받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가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미국에 악의적 태도를 가진 사람들, 이슬람법이 미국법을 대체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 대한 일시적인 입국 금지 필요성도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서는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며 러시아와의 협력도 주장했다. 또 ‘트럼프 정부’는 여성과 게이, 다른 신념을 지닌 사람들에 대한 억압에 반대하며 중동의 온건 무슬림 개혁가들과 손잡고 이들의 목소리가 더욱 확산하도록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국무장관 시절 힐러리 클린턴의 IS 대책도 비난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의 외교실패가 IS가 국가를 수립하고 번성토록 했다”고 공격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IS 창시자’라는 그 동안의 과격한 주장에서 후퇴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어 클린턴 후보를 향해서는 “IS에 대응하기에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스태미나가 부족하고, 대통령이 되기에는 도덕적 선명성도 부족하다”고 공격했다. 또 “힐러리는 ‘미국의 앙겔라 메르켈(독일 여성 총리)’이 되고자 하는데, 난민 유입이 독일과 독일 국민에게 얼마나 큰 재앙이었느냐”면서 “우리도 이미 충분히 문제를 겪었기 때문에 또다시 어려움을 겪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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