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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외제차 구입한 부장판사, 가족 계좌로 대금 돌려받은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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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외제차 구입한 부장판사, 가족 계좌로 대금 돌려받은 정황

입력
2016.08.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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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다른 부장판사로 수사 확대

구속된 의사 차명회사 2곳 운영

정운호(51ㆍ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중고 외제차를 값싸게 구입한 현직 부장판사가 구입 대금을 가족 명의 계좌로 돌려받은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해당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의 해외 원정도박 사건 관련, 구명 로비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1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2014년 자신이 타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인지로버를 수도권 법원의 K 부장판사에게 시세보다 2,000만원가량 싼 약 5,000만원에 팔았다. 판매 당시 정 전 대표 측은 이 차량을 새 차처럼 수리해 K 부장판사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K 부장판사가 차량 구입대금으로 건넨 5,000만원을 가족 명의 계좌로 되돌려 받은 단서를 잡고 정 전 대표와 성형외과 의사 이모(52)씨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 12일 체포된 서울 강남의 B성형외과 원장 이씨는 지난해 말 정 전 대표의 해외 원정도박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에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정 전 대표에게서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15일 구속됐다.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 받은 정 전 대표가 항소심에서 보석 또는 집행유예를 받으려 애쓰던 상황에서, 이씨는 항소심 선고를 앞둔 올해 3월 평소 알고 지내던 K 부장판사에게 “정 전 대표 사건 담당 재판부에 선처해 달라고 얘기 좀 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 전화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법은 “범죄사실의 소명이 있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또 이씨가 차명회사를 운영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다른 사람 명의로 2014년 화장품 및 의약품 관련 업체를 설립하는 등 2개 회사를 불법적으로 운영한 단서를 잡고 탈세와 의료법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차명회사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의 사용처도 추적할 계획이다.

이씨가 구속되면서 이미 정 전 대표와 다수 유착정황이 드러난 K 부장판사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차량 매매에 앞서 2013년 7월 K 부장판사의 딸은 네이처리퍼블릭이 후원한 한 미인대회에서 1위로 입상했다. K 부장판사는 또 정 전 대표와 함께 베트남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정 전 대표 측이 발행한 수표 500만원을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정 전 대표는 K 부장판사를 ‘○○형님’으로 부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밖에 정 전 대표 측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부장판사 1,2명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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