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업가 등 2명 구속기소
군용 타이어 北에 밀반출 시도
위조 달러 유통가능성도 알아봐줘
경제적 이득을 노리고 북한 공작원들을 도운 남성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김재옥)는 국가보안법상 회합ㆍ편의제공 미수 혐의로 한모(59)씨와 김모(47)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북한 접경지인 중국 단둥에서 북한 대남공작기구인 정찰총국 공작원과 수 차례 만나 군용으로 전용 가능한 국산 대형 타이어를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반출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고 타이어를 수거해 재활용하거나 수출하던 김씨는 중국에서 사업가로 행세하던 북한 공작원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5ㆍ24 대북 제재조치 이후 타이어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북한은 김씨 등을 타이어 반입 통로로 이용하려고 했다. 북한 공작원들과 협의한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타이어를 중국 다롄항을 거쳐 북한 남포항으로 보내려 했지만 중국 세관 단속에 적발됐다. 이들은 소형 중고 타이어 1,000여개와 대형 타이어 263개를 컨테이너에 실어 밀반출하려 했다. 이 중 대형 타이어는 우리 군용 트럭 타이어와 같거나, 군용으로 전용 가능해 북한군에서 사용할 위험성이 충분했다.
한씨는 지난해 4월 한국에서의 위조 달러 유통 가능성을 알아봐 달라는 북한 공작원의 요청에 따라 이를 국내에서 확인한 후 ‘위험하다’고 알려준 혐의(국가보안법상 회합 및 특수잠입 탈출)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북한 공작원은 이들에게 전차 도면과 미군용 물자 등을 입수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객관적 증거에 비춰 보면 이들은 상대가 북한 공작원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인식했을 것”이라며 “일반적인 ‘사상 경도’ 사건과 달리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고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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