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억원대 사기를 친 명문대 출신 대기업 회사원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정덕수 판사는 지인 수십명으로부터 도박자금으로 2억5,000여만원을 빌려 갚지 않은 혐의(사기 및 상습도박 등)로 기소된 홍모(28)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서울 유명 대학을 졸업하고 2013년 말 국내 대형 정유업체에 들어간 홍씨는 입사 후 대학 때부터 취미로 시작한 스포츠도박에 깊이 빠져들었다. 홍씨는 도박 빚이 쌓여가면서 전세보증금 3억7,000만원까지 날렸고, 급기야 지난해 7월부터는 고교와 대학 동창 등 지인들에게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급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24명에게서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씩 2억5,520만원을 빌렸다. 하지만 이 역시 넉 달 만에 도박으로 탕진해 갚지 못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채무가 없다’고 속여 한 대부업체로부터 2,000만원을 대출 받았지만 이마저도 도박으로 날렸다.
정 판사는 “도박에 중독되면 주변 사람들에게도 깊은 고통을 안겨준다”며 “도박 유혹이 왔을 때 스스로 뿌리칠 수 있는 동기를 갖게 할 필요가 있어 실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박진만 기자 bpd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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