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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했던 김현우, 판정 논란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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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했던 김현우, 판정 논란의 재구성

입력
2016.08.1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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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정에 항의하는 안한봉(왼쪽) 감독과 김현우. /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 레슬링 간판 김현우(28ㆍ삼성생명)가 석연찮은 판정 탓에 동메달에 그쳤다.

김현우는 15일(한국시간) 그레코로만형 75kg급 16강전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와 경기에서 3-6으로 뒤진 경기 종료 3초 전 4점짜리 기술을 시도했지만 심판진은 2점을 줬다. 안한봉 대표팀 감독이 매트에 올라 거칠게 항의를 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6-7로 패한 김현우는 패자부활전으로 밀려났다.

김현우가 판정 논란으로 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현우는 2년 전 루마니아 오픈 대회에서도 편파 판정의 피해자가 됐다. 상대도 똑같이 블라소프였다. 2012년 런던올림픽 66㎏급 금메달 이후 체급을 75kg급으로 올린 김현우는 무패 행진을 벌이며 승승장구했지만 2014년 7월 루마니아 오픈 결승에서 블라소프에게 4-7로 졌다.

그러나 이날 결승전은 편파 판정으로 논란이 됐다. 김현우가 태클로 상대 허리를 잡았는데도 점수는 주어지지 않았다. 허리 태클은 2점짜리 기술이다. 또 김현우는 공격적으로 나섰고, 블라소프는 밀렸지만 오히려 파테르는 반대로 주어졌다. 블라소프의 주특기는 파테르 자세에서의 옆굴리기로 패배의 빌미가 됐다.

김현우가 판정 논란의 희생양이 된 이유는 러시아의 텃세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안한봉 감독은 "4점짜리 기술이 완벽하게 들어갔다"면서 "네나드 라로비치(세르비아) 국제레슬링연맹 회장과 러시아 출신 실무부회장이 있어서 2점밖에 안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치호 코치는 "이번 올림픽에 나온 심판 40명 중 25명이 구 소련계일 정도로 러시아의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덧붙였다.

2013년 2월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당했다가 리우에서 복귀한 레슬링은 또 심각한 편파 판정이 불거져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1896년 제1회 대회부터 올림픽 종목으로 입지를 다져 온 레슬링은 올림픽마다 판정 시비를 비롯한 부정부패가 난무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끝내 퇴출 명령을 내렸다.

사실상 '사형 선고'를 받은 레슬링은 2002년부터 수장을 맡은 라파엘 마르티네티(스위스) 세계레슬링연맹 회장을 축출하고 뼈를 깎는 개혁 작업을 벌였다. 레슬링 스타들은 물론 미국과 러시아 등에서도 강력한 구명 운동을 펼친 끝에 2013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힘겹게 올림픽 복귀에 성공했다.

세계레슬링연맹은 논란 많은 심판위원회를 독립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레슬링이 올림픽 퇴출의 가장 큰 원인이 됐던 편파 판정만큼은 버릇을 고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감독은 "올림픽에서 레슬링이 퇴출된 것도 이런 문제 때문"이라며 "이러면 또 퇴출의 여지가 생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 선수단은 김현우의 판정 논란에 대해 제소하지 않기로 했다. 심판에 제소할 경우 '괘씸죄'에 걸려 다른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그레코로만형 66kg급 류한수(28ㆍ삼성생명)에게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또 심판 판정에 강한 불만을 품고 항의했던 안한봉 감독과 박치호 코치는 남은 기간 경기장을 지킬 수 없게 됐다. 선수단 법률담당을 맡은 제프리 존스 국제변호사는 "안 감독이 경기 중 매트 위에 올라왔는데 그것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심판위원장으로부터 올림픽 기간 경기장에 앉지 못하는 징계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안 감독과 함께 매트 위에 올라왔던 박치호 코치도 같은 징계를 받았다. 이에 자유형 박장순 감독이 그레코로만형 경기에도 코치석을 지킨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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