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병용. /사진=SK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는 올 시즌 뒷문 계산이 안 된다. 딱히 필승조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선수가 마무리 박희수 말고 없다. 기존 필승 계투 요원 박정배와 전유수는 여전히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선발 야구와 타자들의 홈런으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희수마저 무릎 통증으로 1군에서 빠졌다.
난세에 영웅은 등장하기 마련이다. 팀 마운드의 '마당쇠'로 통하는 채병용(34)이 새로운 수호신으로 우뚝 섰다. 시즌 초반 팀이 이길 때나 질 때나 상황과 보직을 가리지 않고 나갔던 그는 필승조가 무너진 상황에서 박희수의 앞을 지켜주는 중책을 맡았고, 박희수가 없는 현재 팀의 뒷문까지 책임진다.
채병용은 14일 인천 롯데전에도 어김 없이 위기의 순간에 부름을 받았다. 6-4로 쫓긴 8회 1사 3루에서 박정배에게 공을 넘겨 받아 첫 타자 손아섭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첫 타자부터 적시타를 내줬지만 후속 타자 김재유와 오승택을 각각 3루수 땅볼, 삼진으로 잡고 리드를 지켰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2세이브째를 올렸다. 지난 12일 kt전 첫 세이브 이후 이틀 만의 세이브다.
지금 SK는 만약 채병용이 없었다는 상상을 하면 그 자체 만으로 끔찍하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던 채병용은 냉정한 평가 속에 계약 조건 2+1년 총액 10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연 평균으로 따지면 3억5,000만원. 지난해 연봉 2억2,000만원에 비해 큰 인상 폭이 없었다.
FA는 선수라면 누구나 대형 계약에 욕심을 낼 말할 법도 했지만 채병용은 아쉬움을 남긴 채 계약서에 사인했다. 당시 그는 "가슴에 항상 SK가 새겨져 있다"고 울림 있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일을 잊고 현재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한결같이 "서운한 것을 생각하면 끝도 없다"며 "금액도 금액이지만 SK에서 끝까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한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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