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쯔강 담수 제주 서쪽 해역 유입
염분농도 낮아져 마을어장 피해 우려
근본적 해결대책 없어 어민들 속앓이
제주도, 1단계 행동요령 발령 적극 대응
중국 양쯔강에서 유입되는 저염분수가 제주 서쪽 연안까지 접근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마을어장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저염분수 접근에 따른 피해 예방을 위한 단계별 행동요령 중 1단계를 발령한 상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실시간 해양환경 어장정보시스템의 염분 분석 결과 지난 11일 제주 서쪽 연안의 표층염분이 26∼27psu(pratical salinity unit)로 제주 연안의 정상적인 염분농도인 33∼34psu보다 훨씬 낮았다고 14일 밝혔다. 제주 서부 연안의 표층염분은 이달 초부터 29psu 이하로 떨어졌고, 지난 10일 오후 3시30분쯤에는 1일 최저 염분값이 25.15psu까지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저염분수는 수온이 27도 이상이고 염분농도가 28psu 이하의 물덩어리로, 마을어장에 유입되면 어류와 패류, 육상양식장 등에 큰 피해를 입히게 된다. 1psu는 1㎏의 해수에 1g의 염류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달 초 중국 양쯔강 유역에 집중호우가 내려 양쯔강 유출수(담수)가 동중국해를 거쳐 제주해역에 유입됐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양쯔강 유량은 지난달 초 중ㆍ하류 지역의 집중호우로 최근 6년간(2010∼2015년) 평균에 비해 40%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제주도는 이달 초부터 제주 서부 연안에 저염분수가 유입됨에 따라 피해 예방을 위한 단계별 행동요령 중 1단계를 지난 11일 발표했다.
행동요령 1단계는 수온 27도 이상, 염분농도 28.0psu 이하의 물덩어리가 연안 10마일(약 16㎞)까지 유입 시 저염분수에 대한 정보파악 및 전파와 어장과 양식장의 예찰활동을 강화한다. 이어 2단계는 수온 27도 이상, 염분농도 28.0psu 물덩어리가 마을 어장 유입시 행정시와 수협 어촌계 지역다이버 동우회 등의 협조를 얻어 수산생물 생육상태를 조사 관찰한다. 3단계는 수온 27도 이상, 염분농도 28.0psu 물덩어리가 마을 어장에 3일 이상 유입돼 수산생물 생육상태가 악화될 때 유용 수산물은 포획하거나 안전한 곳으로 이동 조치가 이뤄진다. 4단계는 저염분수로 인해 수산생물 폐사시 폐사 수산생물 수거 및 피해조사를 벌이고 복구계획을 마련하게 된다.
저염분수가 마을어장에 유입될 경우 소라, 전복과 같은 패류들은 빠른 이동이 불가능해 저염분수에 오래 노출될 경우 삼투압 조절 능력이 떨어져 폐사에 이르게 한다.
실제 지난 1996년 제주 연안에 19∼25psu의 저염분수가 도내 마을어장(714㏊) 수심 5m 이내까지 유입되면서 소라와 전복 등 수산생물 약 184톤이 폐사했다. 당시 피해 규모는 59억원에 달했다. 이어 2003년과 2004년, 2010년에도 제주 마을어장에 저염분수가 유입돼 2단계 행동요령이 발령됐지만 큰 피해 없이 자동으로 소멸되기도 했다.
이처럼 저염분수가 지속적으로 제주 연안에 유입되고 있지만, 피해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방안 마련이 어려워 어민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저염분수가 마을어장에 유입될 경우 얕은 바다에 서식하는 소라 등을 포획해 깊은 바다로 옮겨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 외에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며 “현재 저염분수 예찰활동을 강화하는 등 피해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