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육상 장거리 스타 모 파라(33)가 올림픽 남자 1만m 결선에서 한 차례 넘어지고도 2연패에 성공했다.
파라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만m 결선에서 27분05초17을 기록해 우승했다.
파라는 초반 선두에 약간 뒤처져 기회를 엿보며 여유있게 달리다 16바퀴를 남기고 훈련 파트너였던 갈렌 럽의 발에 걸려 트랙에 나동그라졌다. 그는 곧바로 일어나 엄지를 치켜들어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다.
다른 선수들 20명 남짓이 이미 그를 앞질러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장거리 황제’의 면모를 잃지 않고 침착했다. 한 번 넘어지면 페이스를 잃게 마련이지만 파라는 서두르지 않으며 조금씩 순위를 높여나갔다.
파라는 결승선 70m를 남긴 곡선 주로에서 선두로 나서 맨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는 27분05초64에 결승선을 통과한 폴 키픈케치 타누이(케냐)가 차지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5,000m와 1만m를 동시에 석권한 파라는 리우에서도 2관왕을 노린다. 역대 올림픽에서 2개 대회 연속 5,000m와 1만m 정상에 오른 선수는 없다. 파라는 21일 육상 장거리 새 역사에 도전한다.
아프리카 소말리아 출신인 파라는 내전을 피해 8살 때 영국으로 이민했다. 어린 시절 축구를 좋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입단을 꿈꾸던 파라는 초등학교 때 그의 재능을 발견한 체육 교사의 권유로 육상을 시작했고, 영국을 넘어 세계가 인정하는 장거리 스타가 됐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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