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뒤 도쿄 올림픽에는 다른 한국 선수와 함께 왔으면”
“죄송합니다. 응원해주셨는데….”
한국 육상에서 20년 만에 나온 올림픽 100m 출전 선수로 관심을 모은 김국영(25·광주광역시청)이 첫 올림픽 무대에서 아쉽게 퇴장했다.
김국영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00m 예선 8조 레이스에서 10초37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같은 조에서 뛴 9명 중 7위, 전체 70명 중에서는 공동 51위다.
레이스를 마친 김국영은 “올림픽 준비를 정말 잘했고 몸 상태도 좋았는데 너무 아쉽다”며 “모든 게 내 잘못이다. 응원해주신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김국영의 출발 반응 속도는 0.135초로 8조 선수 중 3위였다. 40m 지점까지는 2, 3위를 다퉜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뒤로 처졌고, 자신이 보유한 한국 기록 10초16보다 0.21초나 느리게 레이스를 마쳤다.
“40∼50m 지점까지 잘 치고 나왔는데 거기서 주춤했다”면서 이날의 레이스를 되짚은 김국영은 “100m는 한 순간 흐름이 흐트러지면 회복할 수 없다. 내 실수였다”고 곱씹었다.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경기 운영이 아쉬웠다는 그는 “10초1대 기록은 낼 수 있었는데…”라며 말 끝을 흐렸다.
남자 100m는 예선 각 조 1, 2위와 나머지 선수 중 상위 8위까지 총 24명이 준결승전에 진출한다. 이날 준결승 진출자 중 가장 느린 기록은 10초20이었다. 김국영의 바람대로 10초1대를 뛰었다면,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100m 준결승에 진출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연출될 수 있었다.
김국영의 첫 번째 올림픽은 ‘미안함’과 ‘아쉬움’이 더 컸지만 그는 “희망도 봤다”고 했다. 그는 “내 장점인 스타트와 초반 스피드가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건 확인했다”며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당연히 더 좋은 기록을 향해 달릴 것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꼭 준결승에 진출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김국영은 “도쿄올림픽에는 후배들과 함께 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셔틀버스를 타고 선수촌에서 경기장으로 오는 데 3명씩 출전한 일본과 중국 선수들은 대화하고 있었다. 이들은 자국 선수들이 아닌 세계와 경쟁하고 있다”며 “후배들과 함께 올림픽에 나와 오늘 내 경험을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