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찬. /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구본찬(23ㆍ현대제철)은 어린 시절부터 '까불이'라고 불렸다. 밝고 낙천적인 성격에서 나온 별명이다. 실제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을 정도로 쾌활하다. 그의 부모님은 구본찬이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활을 잡자 차분한 운동은 못 할 거 라면서 일주일 안에 그만 둘 것이라 예상했는데 엄청난 반전을 일으켰다.
활을 잡은 구본찬은 누구보다 침착했고, 위기에 몰릴수록 더욱 강했다. 구본찬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남자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장샤를 발라동(프랑스)을 세트점수 7-3으로 꺾고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올림픽에서 남자 2관왕은 구본찬이 최초다.
앞서 32강에서 대표팀의 에이스 김우진(24ㆍ청주시청)이 충격적인 탈락을 한 데 이어 이승윤(21ㆍ코오롱엑스텐보이즈)마저 8강에서 무너진 가운데 구본찬 홀로 남았다. 구본찬은 테일러 워스(호주)와 8강에서 슛오프 접전 끝에 세트점수 6-5로 이겼다. 슛오프 대결에서 10점을 쐈고, 워스가 9점을 쏘면서 승리를 확정 지었다.
힘겹게 4강에 올랐지만 상대는 역시 만만치 않았다. '한국 킬러'로 유명한 브래디 엘리슨(미국)과 맞붙었다. 예상대로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쳤고, 또 한번의 슛오프를 거쳤다. 슛오프에서 엘리슨이 8점을 쏘자 구본찬은 심호흡을 가다듬은 뒤 9점을 치열했던 명승부를 마감했다.
박채순(51) 남자양궁 대표팀 감독이 한국 남자 궁사들의 승부사 기질을 높이 평가했던 대로 구본찬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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