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 설립으로 촉발된 이화여대 학내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교수사회가 직접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언급하며 행동에 나섰다. 지금까지 학교와 학생들 사이의 중재 역할에 그치지 않고 적극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여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교협)는 12일 “최 총장은 사태 해결을 위해 학생들과 직접 대면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빠른 시일 내로 가시적이고 진지한 노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총장 사퇴까지 요구할 수 있다”며 최 총장을 압박했다. 이런 내용은 전날 오후 열린 미래라이프대 사태와 관련한 교수토론회에서 결의됐다. 비공개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김혜숙 이화여대 교협공동회장 등 교수 120여명이 참석했다.
교협은 최근 평교수회의가 제안한 중재위원회 구성을 거부하는 대신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려 활동의 구심점으로 삼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들은 “지난 9일 열린 평교수회의는 교무처에 의해 소집돼 총장 및 본부 보직자 등이 대거 참석한 모임으로 평교수 집단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태를 초래한 문제 당사자가 구성한 중재위는 하나의 학교 본부기구에 지나지 않아 구성을 취소하고 해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협 관계자는 “비대위 제안은 교수들도 학교 구성원의 한 주체로서 학내 갈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타협점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최 총장은 이날 본관 점거 농성 중인 학생들과 만났으나 학생 측이 서면 대화 입장을 고수해 면담은 결렬됐다. 학생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최 총장이 사퇴할 때까지 농성을 지속할 계획이며 교내 경찰병력 투입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서혁 교무처장을 비롯한 이화여대 처장단 10여명은 전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전원 보직에서 사퇴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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