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을 버킷리스트에 넣을지 말지 고민 중이라면 강력 추천합니다. 한국은 안전하고 깨끗하며 사람들도 아주 좋으니까요.”
세계여행을 위해 잘나가던 회사를 매각하고 개인 소유물을 모두 팔아치운 미국의 600억원대 자산가 개릿 지(26)와 제시카(30) 부부가 두 자녀와 한국을 여행한 뒤 남긴 말이다. 미국을 떠나 43주째 세계를 여행 중인 이 가족은 지난 주말 한국에 입국해 10일 다시 두바이로 떠났다.
개릿 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스캔’을 만들어 백만장자가 된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IT기업 스냅챗에 스캔을 5,400만달러(약 600억원)에 매각하고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우리는 젊고 건강하니 새 집이나 차 같은 걸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회사를 매각한 돈은 은행에 저금해두고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팔아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고 했다. 그가 사업 대신 세계여행을 택한 것은 “인생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였다. 이 부부는 소유물을 모두 팔아 여행 자금 4만 5,000달러(약 5,000만원)를 모았다.
백만장자 가족이지만 이들은 가장 싼 비행기표를 구하고 비싸지 않은 호텔에서 지내며 현지의 평범한 식당을 다니고 있다. 서울에서도 고깃집과 디저트 가게, 전통시장 등을 다녔다. 이들 부부는 서울 여행을 담은 유튜브 영상에서 “한국식 바비큐에 푹 빠졌다”며 “매일 바비큐와 빙수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고 말했다. ‘버킷리스트 패밀리’라는 이름으로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사진에는 수만 명이 ‘좋아요’를 남길 정도로 이들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부부는 인도와 네팔 등지에서 일어나는 인신매매를 막기 위해 비영리 자선단체와 함께 현지 소녀들을 위한 학교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네팔을 여행하며 인신매매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교육이라는 걸 알게 됐다” 며 “학교는 소녀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교육을 통해 자신감과 기술을 갖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개릿 지와 제시카 부부는 여행자금이 떨어질 때까지 세계를 다닐 예정이다. “여행을 통해 적은 것을 갖고도 행복을 찾는 법을 배웠습니다. 다양한 문화를 배울 수 있었고 더 열린 마음이 됐어요. 세계를 다니며 좋은 사람들, 행복한 사람들은 어디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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