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환경 호조로 이익이 급증한 한국전력이 대규모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재벌닷컴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9개 시장형 공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한전은 지난해 임직원 성과급으로 3,600억 원가량을 썼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한전이 쓴 전체 인건비는 4조5,466억원으로 전년보다 21%나 증가했다. 인건비 가운데 성과급 항목을 보면 사장 몫이 9,564만원으로 전년(5,181만원)과 비교해 81.4% 급증했다.
한전 사장이 지난해 챙긴 성과급은 한국남동발전(5,743만원), 한국서부발전(5,743만원), 한국지역난방공사(5,497만원) 등 다른 에너지 공기업 사장보다 월등히 많았다.
임원인 상임감사와 이사의 성과급은 각각 5,840만원과 6,530만원으로 46.7%, 71.5% 늘어났다.
한전 직원들에게는 지난해 1인당 평균 1,720만원씩, 총 3,550억원대의 성과급이 지급된 것으로 추산됐다. 한전 사장의 성과급을 합친 작년 총 연봉은 전년 대비 27.6%나 많은 2억3,600만원이었다.
다른 상임이사 1인당 평균 연봉은 23% 늘어난 1억7,656만원, 상임감사 연봉은 16.7% 증가한 1억7,071만원으로 분석됐다.
한전 임원의 연봉 수준은 석유공사나 광물자원공사 임원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한전 정규직 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5.7% 높아진 7,876만원으로 파악됐다.
한전 임직원의 지난해 성과급 증가율 및 연봉 인상률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9개 시장형 공기업 중에서 압도적으로 높다.
한전이 지난해 성과급 잔치를 벌일 수 있었던 것은 10조원이 넘는 큰 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한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58조9,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1조3,500억원, 당기순이익은 13조4,200억원으로 각각 2배와 4.8배 급증했다. 이익이 급증한 것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제조 원가가 떨어지고 현대차그룹에 10조원대에 넘긴 삼성동 부지 매각대금이 들어온 덕분이다.
한전의 매출 원가는 지난해 45조4,600억원으로 2014년(49조7,600억원)보다 5조3,000억원(8.7%) 감소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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