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달 정상회담을 갖기로 양국 정부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미ㆍ중 양국이 다음달 4∼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12일 보도했다. 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남중국해나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대응에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최근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에 해경국 선박 등을 지속적으로 보내는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거나, 네덜란드 헤이그 중재재판소의 판결을 수용하도록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는 지난달 12일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의 근거로 제시한 경계선인 구단선 등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에 시 주석은 센카쿠 열도가 중국 고유영토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중재재판소 판결도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관련 닛케이는 중국 지도부가 내년 가을 당대회를 열 예정인 가운데 현재 7명의 최고지도부(정치국 상무위원) 중 5명이 정년에 따라 교체된다면서, 정권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시진핑 주석으로선 대외적 유화 제스처를 내놓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또 시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신형 대국관계 구축’을 재차 강조한 뒤 중국의 협조없이 해결이 어려운 국제사회 과제들을 내세워 협력을 제안할 것으로 닛케이는 예상했다. 다만 실제 G20회의에서 남중국해 상황 등에 대한 각국의 비판이 제기될 것을 대비해 남은 3주간 공세적 분위기를 자제할 수 있겠지만 G20행사가 끝나면 다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도발적인 움직임을 확대할 것으로 분석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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