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11일 "대통령 권력을 나눠야 한다. 이대로 가면 나라가 망한다"라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했다.
전국을 배낭여행 중인 김 전 대표는 이날 전남 영광 원불교 영산성지 성래원에서 원불교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비서실장과 막 논의하는데 우리나라는 대통령 집무실이 여기 있다면 비서실장은 십리 밖에 있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 구조가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대통령을 보고하려면 서류를 들고 자기 사무실 3층에서 걸어 내려와 차타고 경호원이 총 들고 지키는 문을 통과해 대통령 집무실을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소통하기 어려운 청와대 구조를 따진 셈이다. 김 전 대표는 "대통령 문 앞에 가면 넥타이 고쳐 매고 거울보고 문을 연다. 들어가면 대통령 앉은 데까지 걸어가 한 번 절하고 그 앞에 가 또 절하고, 대통령 반대하는 말을 못한다"고도 했다.
김 전 대표는 국무위원이 대통령에게 직언하지 못하는 것도 지적하며 "장관 한 사람이 대통령한테 등보이면 안 된다 해서 뒷걸음질로 나오다가 카펫에 걸려 넘어진 적도 있다. 이건 뭐 코미디"라며 "대통령 집무실부터 제왕적 분위기에서 민주적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현행 승자독식 대통령제도 작심 비판했다. 그는 "대선에서 이기는 정당은 '우리는 세상을 다 얻었다' 기고만장하고 진 정당은 '망했다'며 대성통곡한다"며 "막상 (대선) 결과는 90대 10이 아니라 51대 49로 나오는데 승자 독식으로 싹 먹어버리니 승복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51대 49 선거 결과가 나왔다고 49를 나눠주는 건 아니고 70대 30 정도 대통령 권력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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