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센카쿠 갈등으로 中외교부 부장조리 日방문 돌연 취소
_중국 측 어선 침몰사고까지 발생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분쟁지인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서 격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선박의 연이은 진입에 일본이 항의하자 중국측은 예정된 고위인사 방일을 취소하는 등 외교전으로 맞서고 있다.
일본 당국에 따르면 최근 한때 중국 해경선과 어선 300여척이 센카쿠 주변 일본의 접속수역으로 진입했다. 11일 중국 해경선은 오전에 모두 철수했다가 오후 3시 현재 다시 2척이 등장하는 등 상황이 유동적이어서 언제 일본순시선과 충돌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특히 중국해경국 선박은 자국 어민보호 및 단속을 이유로 5일 이후 일본측 영해에도 20여차례 넘게 진입했다. 일본으로선 센카쿠 주변에서 중국측이 자국의 어선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실효지배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중국측 어선들이 대거 출몰하면서 11일 침몰사고까지 발생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 우오쓰리시마(魚釣島) 북서쪽 65km 공해(公海)에서 중국어선이 그리스 대형화물선과 부딪쳐 침몰했다. 일본 순시선이 출동해 선원 6명을 구했지만 8명이 실종된 상태로 수색작업이 진행중이다.
이에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이날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를 만나 항의와 우려를 전달했다. 일본 외무성 안팎에선 중국이 남중국해 국제중재재판 패배에 따른 내부불만을 바깥으로 돌리기 위해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더 큰 충돌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해상자위대의 출동은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섬 탈환작전’에 사용되는 수륙양용차 개발에 착수하는 등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산 수륙양용차(AAV7)보다 성능이 뛰어난 장비의 필요성을 절감해 이동속도가 시속13km를 능가하는 기종개발에 나섰다. 방위성은 내년 예산요구서에 40억~50억엔을 책정한다는 계획이다.
중일의 해상 충돌은 외교전으로도 비화하고 있다. 중국은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부장조리(차관보급)의 이달 중순 일본방문을 갑자기 취소했다. 이 일정은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사전조율하기 위한 것이어서 최종 목표인 한중일 정상회의 연내 일본 개최까지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나아가 중국은 센카쿠 수역 항행에 대한 일본측 반발을 “항의 중독”이라며 맹비난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댜오위다오 주변 순찰은 2012년부터 합법적으로 진행돼왔는데 일본이 최근 들어 의도적으로 민감하게 굴고 있다”며 “일본의 목표는 ‘중국 위협론’을 과장해 군사대국으로 가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중국해가 불안할수록 미국의 아태지역 전력 증강에 편승하기 쉬울 것이란 얘기다. 그러면서 “중국은 국가 핵심이익에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며 “합법적 행동에 계속 호들갑을 떤다면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될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경고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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