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난 지 한참인데 한낮의 폭염은 맹렬하기만 하다. 하지만 계절 변화는 우리들 곁에 시나브로 다가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주변에서 가끔 볼 수 있는 고추잠자리다.
강원 함백산을 오르다 높은 나무 줄기에 앉은 잠자리를 만났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징그럽다기보다 친근감이 앞선다. 얼굴 모양이 마치 사람 웃는 모습 같아 덩달아 미소가 지어진다.
가을을 알리는 대표적인 곤충이 잠자리와 귀뚜라미라 하겠다. 꺾일지 않을 것 같은 한낮의 기세도 이들이 눈에 띄면 발길을 내줘야 한다. 가을이 머지 않았다.
왕태석 멀티미디어부 차장 kingw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