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암살지령’ 논란에 미국 언론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사설이 등장했고 대통령 후보의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이 트럼프 캠프와 접촉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역시 “폭력을 선동하는 트럼프식 ‘가벼운 발언’이 또 나왔다”며 트럼프 후보를 직접 비판했다.
뉴욕지역 타블로이드지 뉴욕데일리뉴스는 10일(현지시간) “더는 농담이 아니다(This isn't a joke any more)”는 제목의 사설을 1면에 싣고 트럼프의 후보직 사퇴를 주장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후보의 행태가 공격적인 수준에서 난폭한 수준으로 나아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는 전날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면 (총기보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2조는 폐지될 것이며 그 때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총기보유자들의 ‘행동’을 독려했다. 맥락상 지지를 호소한 것이지만 마치 클린턴 후보를 향한 ‘암살지령’처럼 들렸다는 게 미국 언론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비밀경호국이 움직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CNN방송의 짐 스키토 국가안보통신원은 이날 익명의 SS 관계자를 인용해 “SS가 트럼프 캠프와 최소 1회 이상 접촉해 후보의 진의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SS는 이 보도를 부인했고 트럼프 캠프 역시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전날 에릭 스왈웰(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SS가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었다.
클린턴 후보는 10일 유세에서 트럼프 후보의 해당 발언을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그는 “여러분은 어제 한계선을 넘은 트럼프의 수많은 ‘가벼운 발언’ 중 최신 발언을 들었다”며 “미국 대통령은 가볍게 말해선 안 된다. 폭력을 선동하는 트럼프는 군통수권자의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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