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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대망론에 탄력… 김무성은 수세 몰릴 듯

입력
2016.08.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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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대권구도에 희비 쌍곡선]

충청 출신 최고위원 2명이나

주호영 지지한 김무성ㆍ오세훈 궁지

전대와 거리둔 유승민은 미지수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민심청취 배낭여행에 다시 나선 10일 오전 전남 영암군 대불산단에서 입주업체 대표들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민심청취 배낭여행에 다시 나선 10일 오전 전남 영암군 대불산단에서 입주업체 대표들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박계 이정현(3선ㆍ전남 순천)의원이 압도적 표차로 새누리당 신임 당 대표에 당선되면서 여권 잠룡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8ㆍ9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로 주호영(비박계) 의원을 공개 지지했던 김무성 전 대표는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반면, 친박계가 차기 대선주자로 미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이달 초부터 민생투어를 통해 사실상 대선 행보에 나선 김 전 대표로선 대권 가도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전당대회 전날인 8일 “비주류 단일 후보인 주호영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는 노골적인 발언까지 하며 공을 들였던 비박계의 당권 접수가 물 건너간 데다 친박계의 역공까지 감당해야 하는 처지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1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결과를 보면 비박계가 주장한 국민에 대한 예의라든가 당의 환골탈태라든가 하는 일들이 잘 먹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대권주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잘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호남을 방문 중인 김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주류 후보를) 지원도 했지만,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현 지도부가 잘해 나가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막판에 주호영 의원을 공개 지지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궁지에 몰리게 됐다. 오 전 시장은 4ㆍ13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후 ‘共·生(공·생)연구소’를 차려 차기 대권을 준비해왔다.

반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으로선 차기 대권 가도에 우호적인 환경이 갖춰졌다. 친박계의 지지 속에서 최고위원에 충청 출신이 두 명(이장우ㆍ최연혜)이나 당선돼 충청대망론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이 대표도 9일 당선 직후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과 관련 “기존 후보에 더해 외부에서도 많은 숫자를 영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전당대회를 앞두고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은 유승민 의원의 경우 표면적으로 이번 전대 결과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이날 김재원 대통령 정무수석과 만나 “대통령과 맞서고 정부에 맞서는 것이 마치 정의이고 그게 다인 것처럼 하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 여당 소속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한 것을 두고 유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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