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부부가 찍은 특별한 가족사진이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동물전문매체 바크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 주에 사는 케이시 보그스와 남편 블레이크씨는 대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그 중 보그스씨 부부를 제외한 일곱은 사람이 아닌 동물들이다. 그것도 개 4마리, 고양이 1마리, 오리 2마리로 구성된 종족을 넘어선 가족들이다.
특유의 귀여운 표정과 자세, 소품으로 중무장한 가족사진은 이들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 사진 덕분에 사회관계형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의 팔로워가 4만명을 훌쩍 넘었다. 색안경 등으로 한껏 멋을 부린 동물 가족의 모습은 마냥 행복해 보이지만 대부분 안타까운 사연들을 갖고 있다.
보그스씨 부부는 약 10년간 동물구조활동을 해왔다. 부부의 첫 반려동물인 토이 폭스 테리어 '록시'는 태어난 지 3개월 됐을 때 케이시씨와 19세 때 처음 만났다. 케이시씨는 당시 한 동물가게에 혼자 쓸쓸히 있던 록시를 발견하고 입양했다. 이후 병원에서 검진 결과 록시는 선척적으로 고관절이 없는 장애를 갖고 있었다. 열악한 환경의 번식장에서 태어나는 개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케이시씨는 가짜 혈통서까지 만들어 건강하지 못한 동물들을 판매하는 동물가게에 항의를했다. 얼마 후 해당 가게는 문을 닫았다. 그로부터 몇 년 뒤 건강을 회복한 록시는 치료견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증까지 획득해 케이시씨와 함께 병원, 학교, 요양원 등을 방문해 사람들을 돕고 있다.
이후 부부는 핏불 테리어 종 '제이크'(회색)와 '로지'(갈색)도 구조했다. 당시 제이크는 태어나서 수개월 동안 상자에 갇혀있던 경험 때문에 무척 겁에 질려 있었다. 하지만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안정을 되찾고 부부의 동물구조활동을 돕고 있다.
로지는 개싸움으로 유명한 세인트 루이스 북부지방 출신이다. 이 지역에서는 불안한 치안때문에 경찰이 핏불을 발견하면 바로 사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블레이크씨는 다리를 다친 로지를 보호하고 있다는 누군가의 제보를 받고 나서 바로 찾아가 데려왔다. 건강을 회복한 로지는 날아가는 원반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물어오는 프리스비 선수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역시 입양된 이디스는 레트 테리어와 이탈리아 그레이하운드의 혼종이다. 춥고 어두운 뒷골목에서 죽은 어미 옆에 다른 강아지들과 함께 웅크리고 있다가 동물보호협회 관계자들에게 발견됐다. 당시 이디스는 파보 바이러스 장염과 피부병, 기생충에 감염돼 죽을 고비를 3번이나 넘겼으나 다행히 건강을 회복했다.
꼬리가 잘린 고양이 '미아'도 동물보호소 출신이다. 미아는 모험심이 강해 산책을 좋아하고 개들과 어울려 하이킹도 다닌다. 공격적이지 않아 안전한 지역에서는 목줄을 하지 않고 다닐 수 있을 정도다.
오리 두 마리는 가장 최근에 입양됐다. 항상 농장을 운영하고 싶어한 부부가 오리들을 데려오자 유독 제이크만 이들에게 관심을 보였다. 오리들이 산책을 하는 동안 제이크는 가만히 엎드려 그 모습을 지켜본다.
이처럼 다양한 사연을 안고 있는 동물들이 모여서 찍은 가족사진은 갖가지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보그스씨 부부는 "두 세 마리만 찍으려고 해도 어느새 다들 모여든다"며 "항상 함께하는 버릇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안유경 인턴기자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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