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체조선수의 ‘셀카’ 한 장에 세계인의 시선이 쏠렸다.
2016 리우올림픽 여자 기계체조에 출전한 이은주(17·강원체고)가 6일(한국시간) 같은 조에 속한 북한 선수 홍은정(27)과 ‘셀카’를 찍는 모습이 외신에 포착돼 전 세계에 잔잔한 울림을 남겼다.
미국의 정치학자이자 유라시아 그룹 회장인 이언 브레머(47)는 이들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이것이 우리가 올림픽을 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그가 남긴 이 말은 9일 오전 2만회 넘는 리트윗(재공유)가 이뤄지면서 온라인상에서 퍼져나가고 있다.
외신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이 장면을 놓고 “리우올림픽에 관한 다양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모두를 하나로 연결하고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올림픽의 힘은 여전하다”며 “경기 외적으로도 인상적인 순간이 나올 때가 있는데 이은주와 홍은정이 함께 사진 찍는 장면이 바로 그런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CNN도 “남북 체조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잠시나마 하나로 뭉쳤다”면서 한반도 분단 현실을 조명했다.
이은주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고임(16·인천체고)에게 밀렸으나, 이고임이 리우 현지에서 부상을 당해 대신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이은주는 7~8일 열린 여자 기계체조 개인전에서 마루 12.566점(68위), 도마 12.800점(78위), 이단평행봉 13.500점(57위), 평균대 13.000점(60위)을 각각 기록했고, 개인종합에서도 53위에 머물렀다. 비록 상위 8명이 겨루는 종목별 결선과 상위 24명이 겨루는 개인종합 결선 진출권을 따내지 못했지만 이 의미 있는 사진 한 장으로 우승자 못지 않은 주목을 받은 선수가 됐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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