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농약회사 신젠타 포함
에너지 부문 등에서 전방위 인수
시장점유율ㆍ기술력 동시 확보
국유기업 간 인수합병도 활발
과잉공급 구조조정 기능도
중국 기업의 상반기 외국 기업 인수ㆍ합병(M&A) 규모가 우리나라의 42배(금액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경제연구원의 ‘중국의 공급개혁과 M&A 활성화’ 보고서에 따르면 1~6월 중국의 해외 M&A 규모는 1,341억 달러(225건)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M&A는 31억 달러(32건)에 그쳤다. 이는 이미 M&A가 완료됐거나 기업이 M&A 추진 사실을 공시한 자료를 집계해 비교한 것이다.
중국 기업이 인수자로 참여한 M&A 중 해외 기업을 상대로 한 M&A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17.4%(금액기준)에서 올 상반기엔 47.4%로 급증했다.
중국 기업들은 보험업, 제조업, 소비재와 문화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기업을 인수, 단번에 시장 점유율과 기술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국유기업 중국화공집단공사(켐차이나)이 지난 2월 스위스의 세계적인 종자·농약업체인 신젠타를 430억달러(약 52조4,4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신젠타는 세계 농약 시장 점유율 1위(20%), 세계 종자 시장 점유율 3위(8%) 기업으로 여러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결국 중국의 손에 넘어갔다. 또 당시까지 중국의 해외 M&A 중 최대였던 2013년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의 캐나다 원유업체 넥센 인수 금액 182억달러까지 넘어선 것이었다.
중국 국유 기업의 대형 해외 에너지·자원 기업 인수는 정부의 적극적 독려와 국가 소유 은행의 차입금 지원에 힘입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특히 과잉공급 산업의 구조조정 차원에서도 M&A가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가 관리하는 중앙 국유기업 수는 2003년 위원회 설립 당시 189개에서 국유기업간 M&A로 지난 5월에는 106개까지 급감했다. 국유기업 간 M&A로 탄생한 회사 중 중국중차(고속철), 국가전략투자집단공사(원자력), 중국원양해운그룹(해운), 바오스틸·우한강철 합병회사(철강) 등은 단숨에 매출과 자산 규모에서 세계 최상위권에 올랐다.
보고서는 한국도 M&A를 통해 공급과잉과 한계기업 문제 해결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김윤경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13일부터 시행될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기업 M&A와 구조조정에 대한 정책적 인센티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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