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해 네이버 밴드에서 조만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한 업체의 투자 정보를 접하고 수천만원을 쏟아 부었다. 해당 업체는 말레이시아에서 재배하는 침향목 추출물로 각종 생활용품을 만들어 판매한다면서 상장이 성사되면 수천 배의 투자 수익을 누릴 수 있다고 지역별 설명회까지 열어 홍보했다. 이 업체는 이런 수법으로 200억원 넘는 투자금을 모았지만 실제론 돌려막기 방식으로 운영되는, 실체가 불분명한 유사수신 업체로 판명 났다.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저금리ㆍ저성장 환경을 틈타 고수익 약속으로 고객을 현혹하는 유사수신 업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접수된 유사수신 관련 신고 건수는 298건으로 지난해 상반기(87건)보다 242.5%나 급증했다.
가장 빈번한 사기 수법은 비상장주식이나 펀드 투자, 종합금융컨설팅 등을 사칭하거나 외환(FX)마진거래와 선물옵션 등 첨단 금융기법을 들먹이며 투자금을 모으는 사례(2015년 이후 수사기관 통보 39건)였고, 크루즈 여행이나 특허품, 스크린골프, 바이오 제품 등 제조ㆍ판매 사업을 가장한 투자금 모집도 30건에 달했다.
이 밖에 비트코인과 비슷한 가상화폐를 새로 개발했다며 투자금을 모으거나, 영농조합을 가장해 특수작물 재배로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 받은 사례, 외국 광산개발을 미끼로 내건 사례 등도 다수 적발됐다.
김상록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은 “유사수신 업체는 신규 모집자금을 기존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돌려막기 방식이 대부분”이라며 “정식 인가를 받은 금융사는 어떤 경우에도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자금을 모집하지 않는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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