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렸다. 지난해 9월 등급을 올린 지 1년도 안 돼 다시 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인데, 이로써 한국의 신용등급은 영국 프랑스 벨기에 등 서유럽 선진국 수준과 같은 수준이 됐다.
8일 S&P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의 ‘A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제시했다. S&P는 ▦견조한 경제성장 ▦지속적인 대외건전성 개선 ▦충분한 재정ㆍ통화정책 여력 등을 한국 국가 신용등급 상승의 이유로 제시했다. S&P는 “한국의 변동 환율과 외환시장의 깊이가 대외 충격에 강한 충격 흡수장치(버퍼)로 작동하고 있다”며 “세계교역 감소로 2~3년간 한국의 흑자폭이 줄 수는 있으나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이 S&P로부터 ‘AA’ 등급을 받은 것은 역사상 최초다. ‘AA’ 등급은 S&P의 등급 사다리 중 세 번째로 높은 위치다. S&P 기준으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영국 프랑스 벨기에와 같아졌다. 특히 영국 프랑스의 등급전망이 ‘부정적’이란 점에서, 한국의 국가신용도가 이들 나라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S&P 기준으로 한국보다 등급이 높은 나라는 독일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홍콩(이상 AAA) 미국(AA+) 정도밖에 없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선진국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국가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는 추세를 감안할 때 S&P의 상향 조정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했다. 실제 S&P는 6월말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두 단계(AAA→AA) 하향했고, 지난달에는 호주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피치 역시 6월 일본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고, 5월엔 브라질의 등급을 ‘BB+’에서 ‘BB’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6월 핀란드의 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두 번째 등급인 ‘Aa1’으로 낮췄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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