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재건축 시장이 폭염 열기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무상지분율을 합의한 둔촌주공이 몇 개월 새에 최대 1억5,000만원 정도 오르는 등 강동 재건축 단지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동구는 8월 첫째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휴가철 등의 영향으로 전주대비 서울은 평균 0.11% 오르며 상승폭이 둔화했는데 강동구는 0.36% 상승하며 독주했다.
강동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둔촌주공과 고덕주공5단지 등 재건축 아파트가 이끌고 있다. 최근 강동구 내 최고 분양가(3.3㎡당 2,300만원)를 찍은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삼익그린맨션 1차 재건축)가 당초 예상보다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평균 39.5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데 이어 인근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상승세를 이어받는 모양새다.
둔촌주공은 지난달 14일 조합과 시공사인 현대산업단(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무상지분율을 150.32%로 합의했다. 이달 대의원회의와 조합설명회를 거쳐 9월 말 관리처분총회가 열릴 것으로 에상된다.
둔촌주공 매매가격도 덩달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온나라부동산포털에 따르면 둔촌주공1·4단지 전용 58.08㎡는 지난 3월 6억원에서 지난달 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4개월 새에 무려 1억5,000만원이 뛰었다. 전용 99.61㎡는 지난달 9억원에 거래돼 지난 2월 7억6,250만원보다 1억4,000여만원이 올랐다.
둔촌주공2·3단지의 경우 지난달 9억2,500만원에 거래된 전용 88.26㎡는 5월엔 8억5,000만원, 3월엔 8억1,000만원이었다. 전용 51.67㎡는 지난 2월 5억9,900만원에서 6월 1억원이 오른 7억원에 거래됐다.
둔촌동 공인 관계자는 "이달 초만 해도 호가가 전달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뛰는 등 매매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며 "무상지분율 합의 전후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매출 품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덕주공 재건축 사업 단지들도 진행이 빨라지면서 몸값이 오르고 있다. 9월 고덕주공은 2단지(고덕 그라시움, 대우건설·현대건설·SK건설)가 일반분양에 나서는데 이어 3단지(대림산업·현대건설)가 이르면 올 하반기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5단지(현대산업개발)는 지난달 관리처분계획을 받고 이주를 앞두고 있으며 6(GS건설)·7단지(롯데건설)는 내년 분양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 중 고덕주공2단지는 전용 55.8㎡가 지난달 6억7,700만원에 거래돼 지난 4월 6억3,000만원보다 4,700여만원 올랐다. 고덕주공3단지는 전용 48.85㎡가 지난 4억5,000만원에서 지난달 1억1,000만원 오른 5억6,000만원에 매매가가 형성됐다. 고덕주공5단지는 지난달 전용 75.69㎡가 6억3,000만원, 55.12㎡가 5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월보다 각 8000만원씩 오른 금액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고덕주공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진행 속도에 맞춰 매매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재건축 호재와 함께 이 지역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가격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