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ㆍ비박서 특정 후보 찍어라
문자메시지ㆍ전화 막판 극심”
후보들 앞다퉈 의혹 제기
대의원 뺀 선거인단 어제 투표
“폭염ㆍ올림픽 등 외부 요인에
거물급 후보 없어 투표율 20%뿐”
총선에 참패한 당을 재건하고 차기 대선을 지휘하게 될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8ㆍ9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7일 당 대표 후보들은 친박ㆍ비박 양대 계파가 막판 특정 후보를 찍으라는 이른바 ‘오더’(order)를 내렸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네거티브 공방전을 벌였다.
이정현ㆍ이주영ㆍ주호영ㆍ한선교(기호순) 후보는 이날 일제히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막판 득표전을 벌였다.
비박계 단일 후보인 주호영 후보는 정병국ㆍ김용태 전 후보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막장공천으로 당을 위기로 몬 이들(친박계)이 권력 연장을 위한 도구로 대리인을 정한 ‘오더 투표’로 기득권을 연장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당협위원장 등이 친박계 이정현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문자를 돌린 것을 겨냥했다.
이정현 후보는 조직과 자금에 의존하지 않는 선거를 했다는 점을 마지막까지 강조했고 오더 투표를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친박계 최고위원 주자인 이장우 후보는 성명을 내고 김무성 전 대표의 측근들이 문자 메시지를 통해 특정 후보 지지를 유도했다면서 “당을 망치는 ‘리모컨ㆍ상왕 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범친박계 이주영 후보와 원조친박이었다가 지금은 계파 핵심에서 멀어진 한선교 후보 측에서는 친박계는 이정현 후보로, 비박계는 주호영 후보로 오더를 내렸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주영 후보는 “당원들을 하수인으로 만들며 특정 후보를 찍으라는 문자메시지와 전화 오더가 전국적으로 난무하고 있다”며 “위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는 오더가 내려왔다며 괴로움을 호소하는 당원들의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선교 후보는 “특정 계파에서 특정 후보를 밀면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세력이 생긴다”고 경고했다. 한 후보는 전날 수도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주호영, 최고위원 강석호 이은재, 청년 최고위원 이부형에게 투표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한편 이날 전국 252개 투표소에서는 대의원을 뺀 33만7,375명의 책임ㆍ일반당원 및 청년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선거인단 투표가 진행됐다. 이날 전체 투표율은 20.7%(오후 6시 잠정)를 기록했다. 이상 폭염과 리우올림픽 개최 등 외부 요인에다 대세 주자가 없어 경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투표율은 새누리당 텃밭이자 충성도가 높은 경북(31.6%)이 유일하게 30%대를 넘겼고, 충남(25.5%), 강원(21.6%) 순이었다. 투표자 수는 경북이 1만2,570명, 서울 9,851명, 경기 9,107명 순으로 많았다. 제주는 14.8%로 가장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다. 2014년 7ㆍ14 전당대회는 전체 투표율 31.76%를 기록한 바 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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