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수영대회에 참가한 수영 동호인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0도가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도 경기를 강행한데다, 참가자들에게 준비운동을 시키지 않는 등 주최 측의 허술한 안전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7일 여수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전날 낮12시 48분쯤 전남 여수시 소호동 소호요트마리나 앞 해상에서 열린 제9회 여수 가막만 전국바다수영대회에 참가한 강모(64)씨와 조모(45·여)씨가 숨졌다. 강씨는 1㎞ 구간 바다 수영을 하던 중 출발점에서 100m가량 지난 해상에 떠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숨졌다. 조씨는 반환점을 돌아 도착지점 약 100m 앞에서 의식을 잃고 해상에 떠오른 채 발견돼 현장 안전요원 등에 구조됐으나 회생하지 못했다.
유족과 동호회원들은 주최 측의 부실한 안전관리가 낳은 사고라고 주장한다. 준비운동 없이 경기를 시작했고, 1,000명 이상이 참가한 대회에 구급차는 1대뿐이었다. 먼저 사고를 당한 강씨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바람에 조씨는 30여분을 허비했다는 것이다. 낮12시 수온이 27도 이상이면 수영을 금지해야하지만 사고 당시 수온은 30도에 가까웠다. 주최 측인 대한수영연맹이 제트스키 등 27척과 안전관리요원 78명을 배치했으나 사고를 막지 못했다. 해경은 사고 당시 현장 목격자 등으로부터 경위를 파악하고 대한수영연맹 간부를 소환해 현장 안전관리 요원 배치 상황 등 안전관리 전반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한수영연맹 공인을 받은 대회로 10km, 4km, 1km 3개 종목으로 나눠 치러지며 전국에서 선수와 동호인 1,500여명이 참가했다.
여수=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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