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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용 한자 8,142개로 제한한 가족관계등록법 ‘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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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용 한자 8,142개로 제한한 가족관계등록법 ‘합헌’

입력
2016.08.0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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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출생기록부에 신고할 수 있는 이름용 한자를 8,142자로 제한한 것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A씨가 자녀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를 ‘통상 사용되는 한자’로 제한한 가족관계등록법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사건에서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한자는 그 숫자가 방대하고 범위가 불분명해 일반 국민들이 모두 읽고 쓰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해당 조항은 통용되지 않는 한자를 이름에 사용했을 때 잘못 읽거나 쓰게 될 불편을 해소하고, 이름을 전산화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에 정당하고 방법도 적합하다”고 밝혔다.

이어 “나중에 해당 한자가 이름용 한자에 포함되면 별도 개명신청 없이 한자 표기를 신청할 수 있고, 사회생활에서 해당 한자가 포함된 이름을 못 쓰게 하는 것도 아니어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 및 규칙은 자녀의 이름으로 한글이나 ‘통상 사용되는 한자’를 쓰도록 하고, 한자의 범위는 대법원 규칙을 따르고 있다. 이 법은 2007년 제정 당시 2,731자만을 인명용 한자로 허용하다가 이후 9차례 개정을 거쳐 이름에 들어가는 새로운 한자를 계속 확대해 지금은 8,142자까지 허용하고 있다.

반면 이정미ㆍ김창종ㆍ조용호 재판관은 “행정전산화의 어려움을 이유로 인명용 한자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은 “현재 정보통신기술의 수준은 199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해 전산화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며 “사회 속에서 어떠한 이름으로 상징되고 인식되는가는 자녀에게 중요한 문제이므로, 자녀의 인격발현을 위해 양육권을 가지는 부모는 원칙적으로 자녀의 이름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출생한 자녀에게 ‘사모할 로(?)’자가 들어간 이름을 지어주고 이를 관할 주민센터에 등록하려고 했지만, ‘통용되는 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당하자 헌법소원을 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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