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글로벌 주요 자동차 기업의 실적이 대부분 개선됐는데도 현대ㆍ기아차는 뒷걸음질을 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전 세계 판매량에서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9% 감소한 239만3,000대를, 기아차는 4.7% 감소한 145만8,000대를 기록했다. 기아차의 판매량 감소율은 전 세계 주요 12개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치다. 12개 업체 중 판매량이 감소한 업체는 현대차와 기아차, FCA(피아트 크라이슬러 자동차ㆍ-1.0%), 지엠(GMㆍ-1.2%) 등 네 개 업체뿐이었다.
현대ㆍ기아차의 부진은 신흥 시장에서 판매가 감소한 탓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상반기 유럽 판매량은 12.3% 증가했지만,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선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128만6,000대 판매에 그쳤다. 특히 기아차는 단일 시장 규모로는 가장 큰 중국에서 지난해 상반기보다 5.8% 감소한 28만5,000대를 파는데 머물렀다.
반면 일본업체들은 선전했다. 도요타는 전년 대비 0.3% 증가한 436만1,000대를 기록했고, 닛산(212만6,000대)과 혼다(176만9,000대)도 각각 1.6%, 6.7% 증가했다. 유럽업체인 BMW(110만대)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속한 다임러(135만6,000대)는 각각 5.8%, 6.6% 판매량이 늘어났다. 미국업체인 포드(326만4,000대)도 유럽과 북미 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4.6% 증가했다.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국내에서는 퇴출 위기에 놓인 폭스바겐 그룹도 중국시장에서 판매가 6.8% 증가하는 등 모두 2.1% 늘어난 519만9,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6.6%로 지난해보다 1.0%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판매가 줄었지만 수익성이 높은 레저용 차량(RV)의 비중이 커지면서 영업이익률이 4.9%에서 5.2%로 소폭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에서는 GM이 전년 2.8%에서 6.3%로, FCA가 3.9%에서 5.5%로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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