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대표팀 선발전 탈락의 쓴맛을 봤던 김우진(24ㆍ청주시청)이 리우올림픽에서 당당히 기사회생했다.
김우진 구본찬(23ㆍ현대제철) 이승윤(21ㆍ코오롱엑스텐보이즈)은 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미국을 상대로 6-0(60-57 58-57 59-56) 완승을 거두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김우진은 시상식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미국 기자가 ‘원숭이띠인데 올해가 원숭이의 해라서 운 좋게 금메달을 딴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절대 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숭이의 해라서 성적이 좋게 나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준비를 많이 했고,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오늘의 결과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진이 당당할 수 있었던 건 긴 슬럼프를 극복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그는 충북체고 3학년이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르는 등 한국 양궁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런던올림픽 대표팀 선발전에서 4위에 그쳐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고 한동안 부진에 시달렸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칼을 간 김우진은 지난해 7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고, 두달 뒤 프레올림픽에서도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다. 4년간 흘린 피땀을 이번 대회 단체전 금메달로 보상 받게 됐다.
김우진은 “이후 지독한 연습벌레가 된 것 같다. 그 동안 승승장구한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면이 있었던 것 같다”며 “어려웠던 과정이 나를 더 단단하게 했다”고 돌아봤다.
김우진은 8일부터 시작되는 개인전 금메달을 향해 시위를 당긴다. 그는 단체전 금메달 쾌거를 함께 이룬 동료들을 의식한 듯 “나 살겠다며 동료들을 밟는 건 안 된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셋 중 누구든 좋은 결과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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