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에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한국 여자배구가 숙적 일본을 꺾고 4년전 런던 올림픽의 아픔을 통쾌하게 설욕했다.
한국은 6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A조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19-25 25-15 25-17 25-21)로 짜릿한 역전승했다. 역대 한일전 50승(86패)째이자, 올림픽 무대 한일전 세 번째 승리(7패)다. 특히 한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동메달을 놓고 벌어진 3-4위전 패배의 아픔을 말끔하게 날렸다.
세계랭킹 9위인 한국은 5위 일본과 첫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A조 6개 팀 중 4개 팀이 8강행 티켓을 손에 넣는다.
이날 출발은 불안했다. 일본은 1세트를 시작하자마자 ‘일본 배구의 아이콘’ 기무라 사오리의 오픈 공격으로 득점을 올렸다. 나가오카 미유, 시마무라 하루요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한국 수비진이 흐트러졌다. 한국은 단 한 번도 리드하지 못하고 첫 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2세트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7-7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양효진(현대건설)의 이동 공격과 ‘배구여제’ 김연경(터키 페네르바체)의 오픈 공격이 터지면서 한국이 9-7로 앞서갔다.
11-9에서는 한국 여자배구의 장점이 모두 나왔다. 김희진(IBK기업은행)의 퀵 오픈과 김연경의 후위 공격이 연거푸 터졌다. 일본은 나가오카의 서브 실수, 수비진의 더블 콘택트 등 범실로 무너졌다. 한국은 이재영(흥국생명)과 김수지(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까지 득점에 가담했다. 11-9에서 연속 7득점에 성공한 한국은 18-9로 앞서며 승기를 굳혔다.
승부처인 3세트에서는 김연경과 대표팀 막내 이재영이 빛났다. 김연경은 3-3에서 직선 공격, 4-4에서 대각 공격을 성공하며 일본 수비진을 농락했다. 9-8에서는 강력한 후위 공격으로 일본의 기를 꺾었다.
15-14에서는 이재영이 두 차례 연속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17-14로 달아났다. 한국은 이후 김연경의 파워를 앞세워 세트를 끝냈다.
4세트에서는 한국 최고 센터 양효진이 높이로 일본을 눌렀다. 양효진은 10-7에서 나가오카의 오픈 공격을 연속 블로킹 했다. 한국은 12-7로 앞서며 상대를 압박했고 일본은 이후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21-17에서 김연경은 나가오카의 공격을 블로킹한 뒤 포효했다.
레프트 김연경은 한국 공격을 주도하며 양팀 합해 최다인 30점을 올렸다. 센터 양효진(현대건설)도 블로킹 4개, 서브 득점 4개 등 21득점하며 힘을 보탰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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